“천화동인 6호 조우형, 국가에 26억 안 내려고 존재 숨겼다”

2023년 09월 19일 15시 51분

검찰이 ‘김만배-신학림’ 72분 대화 음성파일을 대선 개입 기획 인터뷰라고 규정한 배경에는 조우형의 검찰 진술이 있다. 조우형은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 때 윤석열 주임검사를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김만배를 통해 소개받은 박영수 변호사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조우형의 검찰 조사 내용에는 거짓과 진실이 섞여 있다. 특히 조우형은 최근까지도 “나는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가 아니”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보한 대장동 검찰 수사기록 곳곳에는 천화동인 6호의 실제 주인이 누군지 구체적으로 나온다. 
남욱과 정영학은 입을 모아 “조우형이 국가에 내야 할 추징금 등 26억 원을 안 내려고 자신의 존재를 숨겼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남욱 “조우형이 추징금 20억 납부 피하려고 차명 소유한 것”

2015년 10월, 수원지방법원은 조우형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추징금 20억 4500만원을 선고했다. 2009~2010년 대장동 사업장 등에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해주고(알선수재),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의 지시로 대출금 80억 원을 빼돌린(배임) 혐의였다. 
총 282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천화동인 6호는 법원 선고가 내려지기 전에 만들어졌다. 명의자는 박영수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강남에 있던 조현성 변호사다. 이에 대해 남욱은 2021년 10월 24일 검찰 조사에서 “조우형 계좌로 (천화동인 6호의) 수익금이 들어오면 추징금으로 인해 압류가 되기 때문에 조우형이 (직접)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조우형이 국가에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은 약 19억 원 가량이다. 
남욱 피의자신문조서(2021.10.24)

정영학 “(국가에)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차명으로 소유한 것”

정영학도 남욱과 비슷한 내용으로 검찰에 진술했다. 정영학은 2023년 3월 16일 검찰 조사에서 “조우형이 천화동인 6호의 배당 수익금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여, 물론 구속된 영향도 있겠지만요,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조현성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겉으론 조현성의 소유지만, 실제로는 조우형이 주인이란 얘기다. 
정영학 피의자신문조서(2023.3.16)

미납 추징금 19억 원 외에, 예금보험공사 채무 7억 원 더 있었다. 

2021년 11월 24일 조사에서 검사는 조우형에게 “진술인은 위 추징금 등 때문에 천화동인 6호를 자신 명의로 하지 못하고 조현성 명의로 했던 것 아닌가요” 물었다. 이에 조우형은 “천화동인 6호는 법적으로 100% 조현성의 것”이라며 차명 소유를 극구 부인했다.
그런데 조우형이 갚아야 할 빚은 추징금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날 조사에서 조우형은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할 돈이 약 7억 원이 있고, 이것으로 인해 예금보험공사에서 제 급여통장을 압류해서 최저 생계비만 빼고 매월 추심하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7억 원의 빚이 생긴 경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부산저축은행에 돈을 빌려줬다가 변제받은 적이 있는데, 예금보험공사에서 위 돈에 대해 원상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제가 패소했습니다.” 
무슨 얘기일까. 개인이 은행에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았다는 주장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는 오히려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한 조우형의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차명 사업장 운영 의혹과 연관된 돈일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법원이 조우형의 주장을 기각하고 예금보험공사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조우형이 국가에 갚아야 할 돈은 총 26억 원에 달한다. 
조우형 진술조서(2021.11.24)

조우형의 진술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조우형이 검찰에 진술한 내용의 진실성도 논란이다. 조우형은 자신에게 불리한 검사의 질문에는 거의 거짓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형사 사건 피의자가 자기 방어를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검찰이다. 검찰은 조우형의 진술 중 일부 내용만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 때 윤석열 주임검사를 만난 적 없다거나, 김만배나 박영수를 통한 ‘수사 무마’는 없었다는 진술이 대표적이다. 조우형이 최근까지도 “나는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가 아니”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단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제작진
취재변지민, 봉지욱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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