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잔혹사 : 국토부 관료는 승승장구, 불편은 국민 몫

2022년 10월 07일 10시 00분

‘철도경쟁시대 개막’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2016년 12월 개통한 수서고속철도가 2022년 12월이면 개통한지 만으로 6년이 됩니다.
수서와 평택 사이를 연결하는 수서고속철도 노선은 약 3조 1700억 원을 투입한 끝에 5년  7개월 만에 완공됐습니다. 당초 이 구간의 운행은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이 맡을 예정이었습니다.
▲ SRT 노선이 출발하는 수서역 전경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민간사업자에게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가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혔고 박근혜 정부는 논란 끝에 SR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사업권을 주었습니다. SR은 코레일 41%, 사학연금 31.5%, IBK기업은행 15% 산업은행 12.5%의 지분구조를 가진 공기업입니다. 이렇게 자회사 SR이 모기업인 코레일과 같은 고속철도를 놓고 경쟁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철도 체제가 만들어졌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는 SR 출범으로 철도업체들이 서로 경쟁하게 되면 철도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고 이용자가 늘어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코레일의 재무구조도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1. 경쟁 체제의 효과를 강조했던 국토부의 주장은 과연 맞았을까?
  2. 고속철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는 왜 통합을 하지 않았을까
  3. 지금의 고속철도 분리구조는 국민에게 최선의 편익을 주고 있을까?

1. 경쟁의 효과는 어디에?

철도에서 유일하게 흑자가 나는 분야는 고속철도입니다. 일반열차와 화물열차의 원가보상률(수입을 원가로 나눈 값)은 50~60%대 수준으로,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실정입니다. 장거리 이용자가 많은 고속철도는 요금은 높고 정차역은 훨씬 적어서 수익성이 좋습니다. 코레일은 그동안 고속철에서 나는 수익으로 일반열차와 화물열차에서 나는 적자를 어느 정도 메워 왔습니다.
2010년 고속철 경부선 2단계 공사가 완공되고 2015년 호남선 2단계 공사가 완공되면서 고속철 승객이 늘어났습니다. 덕분에 코레일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습니다. 
▲ 코레일은 고속철 수익에 힘입어 2014년부터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SR이 출범한 2017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2017년 통상임금 소송 손실 4400억 원은 미반영.
그런데 SR 출범 직후인 2017년부터 다시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SR은 출범 당시부터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지난 2019년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2014~2016년 코레일의 3년 연속 흑자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2004년 코레일이 철도청에서 분리돼 나온 후 처음 거둔 흑자입니다. 코레일이 자신의 영업 이익으로 금융 이자를 조금이나마 갚기 시작하면서 자력으로 만성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코레일은 2004년 철도청에서 분리될 때 4조 5천억 원의 채무를 떠안고 출범했습니다. 당시 정부가 탕감해 준 빚은 1조 5천억 원입니다. 독일이 독일철도주식회사(DBAG)를 출범시키면서 누적 채무 670억 마르크(당시 한화 33조 원 규모)를 전액 탕감해 준 것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감당하기 힘든 부채 규모를 떠안고 출발한 셈입니다.
코레일은 태생부터 안고 있던 4조 5천억 원의 빚 때문에 출범 때부터 매년 2천 5백억 원이 넘는 이자를 내야 했습니다. 
▲ 철도청에서 분리된 2004년 코레일은  4조5천억 원의 채무를 떠안고 시작했습니다. 이자만 매년 2천5백억 원 이상을 내야했습니다. 이자를 갚기 위해 빚을 내야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재무구조입니다.
2014년 가까스로 영업 흑자를 달성하긴 했지만, 그 이전까지 코레일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원금은커녕 이자를 낼 돈도 없어서 빚을 계속해서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겹치면서 현재 코레일의 빚은 18조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코레일이 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 이면에는 태생적, 구조적 원인이 있는 셈입니다. 
만약 원안대로 수서 신설 노선을 코레일이 운영했다면, 코레일의 재무구조는 진작에 개선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수서 노선을 SR이 가져가면서 코레일은 다시 영업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서비스 경쟁을 통해 승객이 늘어나면 코레일의 경영이 좋아질 거란 장밋빛 미래도 허상에 그쳤습니다. 앞서 국토부 관료들이 예측했던 것들 중에 맞아떨어진 것은 수서 고속철도 신설 노선이 황금알을 낳는 알짜배기 노선이었다는 것뿐입니다.
SR과 국토부는 10% 수준의 철도 요금 인하, 객차 내 와이파이, 충전 콘센트 설치 등이 철도  경쟁의 효과라고 홍보해왔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10% 요금 인하는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SR 출범 전인 2013년 국토부 철도산업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입니다. 각종 편의 사양 역시 SR이 차량을 발주할 당시 받은 열차가 최신형 열차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습니다.
고속철 이용자는 SR 출범 전인 2016년에 비해 2019년에 2만 4천 명 정도 늘었습니다. 국토부 설명대로 경쟁의 효과가 효과를 본 것이었을까요?
▲ 고속철도 신설 노선이 완공될 때마다 고속철도 이용자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0년 고속철 경부선이 완공됐을 때, 그리고 2015년 호남선 구간이 완공됐을 때도 고속철도 이용자는 늘었습니다. SR이라는 경쟁업체가 새로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수서라는 황금 신설 노선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SR이 생겨서 장점이 있다고 하는 거는 SR이 아니라 수서에 고속철도 노선이 새로 생겼기 때문에 얻는 이득입니다. 이거는 SR이 운영하든 코레일이 운영하든 그 효과는 똑같습니다. 강남과 서울 동남부 지역에서 고속철도 접근성을 확보하게 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거죠

박흥수 / 사회공공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코레일과 SR 간에 고객 유치 경쟁이 있었다면 각 철도의 이용승객 수에도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요? 서비스 차별화와 치열한 고객 유치 마케팅을 통해 서로의 승객을 뺏고 뺏기는 과정이 있었을 테니까요. 우리는 가전 시장이나 자동차 시장 등등에서 경쟁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의 변화를 많이 봐왔습니다.
▲ 노선이 겹치는 고속철 경부선과 호남선에서 KTX와 SRT 이용자 비율은 약 66 대 44의 비율로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코레일과 SR의 노선이 겹치는 경부선과 호남선의 이용승객 비율을 살펴보면, SR 출범 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 66 대 34의 비율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왜 이 비율이 매년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을까요?
▲ 2019년 SRT역 이용자실태조사결과를 보면 88%가 접근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KTX 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이용한다는 사람은 3%에 불과합니다.
2019년 SRT 이용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용객들이 SRT역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었습니다. 가깝기 때문에 간다는 것입니다. 반면 요금이 싸서 SR로 간다는 사람은 3%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리 요금이 10% 싸다고 해도 서울역에 가까이 사는 사람이 SRT를 타기 위해 일부러 수서역까지 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 같은 결과는 국토부가 말했던 경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문재인 정부, 그리고 김현미 장관은 왜 고속철을 통합하지 못했을까?

문재인 정부는 이전 박근혜 정부가 분리한 코레일과 SR을 통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초대 국토부 장관으로 부임해 3년 넘게 이 사안을 다룬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도 국회의원 시절부터 분리 반대론자였습니다. 
그는 2013년 12월 고속철 분리가 문제가 됐을 때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현오석 부총리를 상대로 이렇게 따져 물었습니다.
코레일이 이사회 자체 보고 문건에서 분할하게 되면 한 해에 순손실이 1417억 원씩 생긴다는 겁니다. 이것은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지요. 사업을 하는데 다른 데는 다 적자이고 단 하나 돈을 버는 데(고속철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갖다가 분리시켜 버리면 남아 있는 부분은 당연히 적자가 쌓이지요.

김현미 당시 민주당 의원 / 국회 기획재정위  2013년 12월
김현미 장관이 신임 국토부 장관으로 부임한 뒤 국토부는 2018년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 구조 평가’라는 연구용역을 발주해 코레일과 SR 통합을 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 용역은 인하대 산학협력단이 낙찰받았는데, 그해 12월까지 6개월 안에 연구 결과를 내놓게 돼있었습니다. 
2018년 10월 30일 연구책임자인 인하대 김태승 교수는 국토부 철도국장을 만나 예비 중간보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연구 결과를 보고하자 국장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굉장히 민감하고 예민한 결과가 있으므로 잠깐 과제를 중단을 하고 고민을 해보자.”
연구를 사실상 중단하라는 지시였습니다. 김 교수는 코레일과 SR을 분리 운영할 때 발생하는 중복비용이 559억 원이라는 연구결과가 문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코레일-SR 통합에 유리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국토부 철도담당 공무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 통합연구용역 중간 보고서의 일부. KTX와 SRT를 하나의 운영사에서 운영하지 않고 분리해서 운영할 경우 발생하는 중복비용이 559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적혀 있습니다.
황성규 당시 철도국장에게 확인을 요청했더니, 자신은 “좀 더 객관성 있게 연구를 해야 된다”라는 얘기만 했을 뿐 중단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연구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생각을 안 한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희망 사항을 보고서에 적은 것이다”라고 하며 보고서 내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연구책임자는 연구과제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설문조사까지 진행하려고 했지만 국토부는 이것도 막았다고 말했습니다. 설문 문항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기존에 나와있는 국책연구원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만든 문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측은 계속해서 트집을 잡았다고 합니다.
▲ 연구용역팀이 마련한 설문조사서. KTX와 SRT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질의가 같은 수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 뒤인 12월 8일, 강릉역에서 KTX 탈선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나중에 이 사고의 책임은 철로를 부실하게 시공한 철도공단 측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때 국토부는 안전실태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청했는데,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구 용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안전 문제까지 같이 검토하는 연구 용역을 추진하겠다는 명분이었습니다. 
하지만 10개월이 흘러 다음 해인 2019년 9월, 감사원 결과가 발표됐음에도 용역은 재개되지 않았습니다.
흐지부지 시간을 끌다가 그해 12월 국토부는 연구용역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연구용역팀에 안전전문가가 없어 더 이상 용역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연구책임자인 김 교수의 설명은 다릅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거였습니다. 559억 원이 딱 나오는 순간에 이거 나가면 자기들은 안된다

김태승 인하대 교수 / 연구책임자
통합연구용역이 중단되면서 통합 논의도 지지부진하게 마무리가 됐습니다.
이 모든 일은 김현미 전 장관 부임 기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김 전 장관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또 통합이 무산된 것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어렵사리 전화 통화가 연결됐습니다.
김 전 장관은 통합연구용역이 중단된 것에 대해 “KTX 사고가 나면서 안전 문제 때문에 중단된 것은 기억나는데 자세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연구용역 중간보고(2018년 10월 30일)가 이뤄지기 5일 전, 이미 큰 방향에서 코레일-SR 통합에 대한 국토부의 내부 논의가 결론났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김 전 장관이 전현직 국토부 철도 관료들과 만나 통합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고, 김 전 장관은 철도 통합에 반대하는 관료들의 의견에 사실상 동의 내지 묵인을 해줬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에 물었더니, 모임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코레일은 우리 철도국을 굉장히 불신하고 철도를 쭉 해왔었던 (국토부) 팀들이 코레일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에요. 통합을 지금 상태로 하는 거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하는 견해들이 국토부 내에 있는 건 사실이죠. 코레일도 효율화라든지 뭔가 정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전달이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회의야 맨날 해요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통합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국토부 일이 워낙 넓잖아요. 그런데 그걸 제가 무슨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장관이 어쨌든 일을 하려면 방향성을 이렇게 가져가자 이런 건데 그다음에 동력을, 내부의 동력을 좀 끌어내려면 과정 동의가 좀 있어야죠 직원들 내부에서. 그런데 국토부 직원들이 여러 번 겪고 그러면서 굉장히 부정적이죠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장관이 노력했지만 코레일의 경영효율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국토부 관료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철도 정책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낳은 이유입니다. 국토부 관료들이 주창해왔던 철도 경쟁의 효과라는 것이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여실히 증명됐음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고속철 분리에 관여하거나 철도 민영화를 주장했던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SR 분리 출범을 진두지휘했던 김경욱 철도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차관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용역 중단 당시 담당이었던 황성규 철도국장도 차관까지 승진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철도 민영화 주창자였던 김한영 당시 국토부 교통정책실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에 임명됐습니다.
▲ SR 분리를 주도하거나 철도 민영화에 찬성했던 국토부 철도 관료들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승진을 거듭하거나 주요 공기업,기관의 수장에 임명됐습니다.

3. 지금의 고속철도 분리는 국민에게 최선의 편익을 주고 있을까?

코레일은 SR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두 회사는 경쟁관계입니다. 
그렇다 보니 모바일 예약 시스템도 따로 운영합니다. KTX에서 SRT로 환승하려면 각각의 회사 앱을 깔고 들어가서 따로 예약해야 합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환승할인도 SR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KTX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수서에서 SRT를 이용하는 승객들보다 10% 정도 비싼 요금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지역차별이란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조차 지역주민들이 느끼는 불만에 비하면 사소한 겁니다. SR이 운행하지 않는 지역 주민들은 SR 출범 때부터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습니다.
SR의 경부선과 호남선이 지나지 않는 지역의 사람들도 서울 강남권에 갈 일이 많습니다. 대형병원과 금융회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 판교의 연구단지에 가려면 SRT를 타고 수서역으로 가는 게 이동이 훨씬 편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사는 지역에 SRT가 오지 않는다면 코레일의 KTX나 무궁화열차를 타고 환승해서 수서로 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경남 창원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수도권 외의 지역 가운에 유일하게 인구 100만이 넘는 특례시지만 SRT 열차가 지나는 인근 울산광역시와 비교할 때 차이가 너무 많이 납니다.
울산에서는 SRT를 타고 2시간이면 수서에 도착하지만 창원에서는 동대구까지 가서 20-30분 기다려 SRT로 환승해서 가면 수서까지 3시간이 걸립니다. 
▲ SRT가 지나는 울산과 KTX만 지나는 창원은 인구수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수서까지 기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큰 차이가 납니다.
이런 불편은 경전선 라인에 있는 창원, 진주 등 경남지역뿐 아니라 동해선에 속해있는 포항, 전라선에 속해있는 전주, 여수 등의 주민들이 모두 겪는 문제입니다. 이들 지역 인구만 6백만 명에 이릅니다. 안 그래도 지역 불균형에 인구 유출까지 많은데 교통까지 불편하니 여간 불만이 아닙니다.
이런 불편은 코레일과 SR이 분리되지 않았다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코레일과 SR이 통합하지 않는 이상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요? 
SR이 SRT 열차를 이들 지역으로 열차를 운행하거나 코레일이 수서까지 KTX 열차를 운행하면 됩니다.
그런데 SR은 전체 열차가 32편성 밖에 없어 여유 열차가 없습니다. 고속열차 14편성이 들어오는 2027년에야 투입 여유가 생깁니다.
반면 코레일은 지금 당장이라도 열차를 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경전선과 동해선, 전라선에 하루 왕복 8회씩 모두 열차를 투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수서역 진입이 허용되면 모든 KTX 열차 요금도 10%씩 낮출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 창원과 전주를 지나는 경전선, 포항으로 가는 동해선, 전주를 거쳐 여수로 향하는 전라선에는 수서행 고속철 열차가 없습니다. 코레일은 국토부가 승인만 하면 이들 노선에 수서를 오가는 KTX를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모든 노선의 KTX 요금을 10% 인하할 여력도 생긴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현재의 경쟁구조와 선로용량을 고려해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코레일과 SR의 통합 여부는 이른바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검토만 하다 문재인 정부 5년을 지나 보냈던 국토부 관료들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불편엔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수서발 고속철 유치는 SR이 오지 않는 지역의 오랜 민원이다 보니 지역자치단체장들의 핵심공약이기도 합니다.
SR과 코레일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인데 이 부분을 국토교통부가 정리를 빨리해서 합치든지 아니면 SR이 운행을 내부 사정상 못하게 되면 코레일에서 운행을 하게 해서 국민들이 편리하게 해 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국토부가 언제까지 국민들의 불편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고속철도 잔혹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제작진
촬영김기철 신영철 이상찬
편집박서영
CG정동우
웹디자인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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