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말?]황교안, 담당변호사지정은 47건 뿐...전화변론 자인?

2015년 06월 08일 19시 18분

really_head

이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최대쟁점은 변호인 선임계 제출 여부와 전관예우 문제다.

2015060802_01

오늘(6월 8일) 청문회에서 황교안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수임 내역 119건 가운데 변론에 참여한 경우에는 선임계를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선임계를 제출한 건수가 얼마나 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기억에 의존하면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건수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대답을 피했다. 대략적인 숫자라도 말해보라는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변론을 한 경우에는 모두 선임계를 냈고 나머지 사건은 변론에 참여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고 반복해서 답했다.

변호사는 의뢰인과 수임 계약을 맺은 뒤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한다. 법무법인의 경우에는 법인 이름으로 선임계를 제출하고, 소속 변호사들의 이름을 담은 담당 변호사 지정서를 제출한다. 즉 개인 변호사는 선임계를,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담당 변호사 지정서를 제출한다.

변호사법과 변호사 윤리장전에는 이렇게 돼 있다.

변호사법 제29조의2(변호인선임서 등의 미제출 변호 금지)변호사는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변호인선임서나 위임장 등을 제출하지 아니하고는 다음 각 호의 사건에 대하여 변호하거나 대리할 수 없다. 1. 재판에 계속(係屬) 중인 사건 2. 수사 중인 형사사건[내사(內査) 중인 사건을 포함한다]
변호사 윤리장전 제20조(위임장 등의 제출 및 경유) ①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하였을 때는 소송위임장이나 변호인선임신고서 등을 해당 기관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를 제출하지 아니하고는 전화, 문서, 방문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변론활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일단 재판 과정에서 변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선임계는 내야 한다. 따라서 변론에 참여한 경우에는 선임계를 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안 냈다고 하는 답변 자체가 사실상 변호사법 위반을 시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황교안 후보자는 선임계를 낸 건수를 이미 밝힌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자료로 제출한 것이다. 2013년 2월 28일 열린 청문회에서 박영선 청문위원장이 수임계와 선임계를 구분해서 제출하라고 요청하자 황 후보자는 나중에 서류로 다음과 같은 자료를 제출했다.

“후보자가 담당 변호사로 지정된 사건 및 지정되지 않은 사건, 후보자의 개인 업무 자료나 기억을 토대로 검토하여 본 바 법인에서 수임하여 후보자가 담당했던 101건 중에 담당 변호사로 지정된 사건은 47건 정도이고, 다른 담당 변호사들의 사건에 참여하면서 변론계획 수립, 법리 검토, 의견서 작성 등으로 관여하였으나 담당 변호사로 지정되지 않았던 사건이 54건 정도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 2013년 3월 4일 법사위 회의록(당시 황 후보자는 수임 사건 100건을 101건으로 착각했다)

당시 황교안 후보자는 담당 변호사로 지정된 사건이 47건이라고 스스로 실토했다. 나머지 54건은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변호사법과 변호사 윤리장전 위반 소지가 크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다. 이번에 법조윤리협의회가 국회에 제출한 황 후보자의 수임내역 119건을 보면 자문사건 19건을 제외하고 재판 사건이 57건이고 검찰과 경찰 수사단계에서 담당한 사건이 42건이었다.

즉, 재판 사건 57건 가운데 담당 변호사 지정 사건 47건을 뺀 10건은 담당 변호사 지정서도 제출하지 않고 변론을 진행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변호사법 위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변론에 참여한 경우에는 모두 선임계를 냈다고 오늘 청문회에서 발언한 것과도 어긋난다. 위증 가능성도 크다.

법조계에서는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을 하는 것을 전형적인 전관예우라고 본다. 특히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당연히 선임계를 제출해야 하지만, 제출하지 않고 이른바 ‘전화변론’을 하는 행위는 오래된 전관예우 관행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 2001년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도 검찰 내사단계에서 선임계 제출 없이 1억 원의 수임료를 받고 이른바 ‘전화변론’을 펼쳤다는 전관예우 의혹을 받았다.

황교안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변호인 선임계를 제대로 냈는가? 선임계를 내지 않은 사건이 있다면 변호사법 위반이다. 그동안 ‘법과 원칙’을 입버릇처럼 되풀이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전관예우를 받았는가?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똑같은 전관예우 논란으로 낙마했다. 그냥 버티기로 청문회를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