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뉴스타파 언더커버: 아침방송에서 체리를 팔아봤습니다.

2021년 08월 13일 18시 36분

“저의 건강관리 비법, 체리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출연자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체리를 먹었더니 몸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아침 방송에 출연한 뉴스타파 기자의 모습
“당도가 높고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치매 예방에 굉장히 좋거든요.”
자칭 전문가라고 나온 사람은 체리가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안토시아닌’처럼 발음도 어려운 외국어가 들어가니 더 그럴듯하게 느껴집니다.
아침 방송에 출연한 뉴스타파 기자의 모습
특정 지역 농장에서 재배한 체리를 홍보하는 동영상의 내용입니다. 이건 광고일까요. 아니면 프로그램일까요. 
뉴스타파가 의뢰한 협찬 방송이 실제 아침 정보프로그램에서 방송되는 모습
8월 12일 SBS의 계열사인 케이블 방송 SBS Biz의 아침 정보프로그램 <생생경제 정보톡톡>에 체리 관련 프로그램이 방영됐습니다. 4분 45초. 짧은 꼭지였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몸이 안 좋은 사례자, 체리를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는 스토리, 그럴듯한 전문가, 먹음직스러운 체리까지! 전형적인 식품 홍보 방송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이 방송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뉴스타파, 아예 식품 회사를 차려 홍보 프로그램을 의뢰하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가리지 않고 식품이나 식당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은 넘칩니다. 방송에서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낭패를 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도대체 이런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아이템은 어떻게 결정하는 것인지, 사례자는 어떻게 섭외하는 것인지, 전문가는 믿을만한지, 돈이 오가는 이른바 '뒷광고'는 아닌지, 돈이 오간다면 얼마나 오가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뉴스타파는 협찬의 세계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식품회사를 직접 세워서 협찬방송을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회사의 이름은 '건강체리 서남식품'. 직원도 없고, 사무실도 없고, 상품도 없는 말 그대로 페이퍼컴퍼니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어도 방송을 타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돈이면 다 해결이 되니까요.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서남식품은 8월 12일 방송을 탔습니다. 그럼 이 방송에 나오는 사례자는 누구였을까요. 전문가는 누구였을까요. 체리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돈을 얼마나 줬을까요. 
뉴스타파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방송을 섭외하고 협찬 방송을 방영하는 전 과정을 조만간 자세히 보도할 예정입니다. <뉴스타파 언더커버: 아침방송에서 체리를 팔아봤습니다>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8월 12일, SBS BIZ ‘생생경제 정보톡톡’ 프로그램을 보신 시청자분들께는 특별히 주의 말씀드립니다. ‘체리를 섭취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입니다. 과일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드시고,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제작진
취재김강민 김경래
촬영이상찬 최형석 신영철 김기철
편집윤석민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