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파 함께센터 1호 영화 '월성', 독립감독과 협업으로 제작 중
2019년 08월 23일 17시 34분
다큐 영화 <월성>의 극장 개봉을 맞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핵발전소의 역사와 ‘월성주민’ 황분희 씨의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타임 라인을 제작해 공개한다. 황분희 씨와 핵발전소간의 인터-스토리(inter-story)이다.
영화 '월성' 주인공 황분희 씨의 미시적 삶은 핵발전소라는 거시적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때론 순응하고 때론 분투하며 응전한다. 1986년 구 소련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났을 때, 황분희 씨는 가족과 함께 월성원전 1km 옆으로 이사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나고 열흘 뒤, 외손자가 태어났다. 2015년 정부가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을 결정했을 때, 황 씨를 포함 가족들의 몸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황 씨는 원전폐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씨줄과 날줄처럼 핵발전의 역사와 월성원전 주민 황분희 씨의 개인사는 때때로 놀라운 교차점을 만들어냈다. 황 씨의 삶에 있어, 대한민국 핵발전소 정책은 큰 파장을 던졌고, 황 씨의 개인사는 그 응전의 기록물이다. 대한민국 핵발전이라는 거시적 변동에 수시로 반응하며 응전해 온 평범한 한 개인의 연대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 깊은 성찰의 계기를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준공식 시찰 중인 박정희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과 이순자
구 소련(현재의 우크라이나)의 도시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폭발사고. 성능 시험 도중 연구진의 계산 실수로 원자로가 폭발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불확실하다.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암 발병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9천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UN 과학위원회는 2008년까지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64명이라고 발표했다.
양남면 나아리는 남쪽은 읍천, 북쪽은 봉길, 서쪽이 나산이며, 동쪽은 바다이다. 서에서 동남으로 생긴 산맥의 능곡(언덕과 골짜기) 이라 농어업이 대부분이며 해변이 유원지화 되어 있다. 현재는 원자력발전소가 건립되어 옛 모습은 거의 없다. (경주시 양남면 소개 중)
1990년 11월 3일, 국내 신문 4곳에 ‘정부가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에 핵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충청남도와 최종 협의 중’이라는 기사가 실리면서, 태안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후 5일 동안 전쟁을 방불케 하는 반대 시위가 이어졌고, 결국 과학기술부 장관은 안면도 핵폐기장 백지화를 언급했다. 그러나,이후에도 정부는 안면도에 원전폐기물 연구시설을 계속 추진했고, 반대하는 지역주민들과의 충돌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1994년에 굴업도가 핵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확정되면서 안면도 핵폐기장 사태는 종결되었다.
1994년에 정부는 인천 옹진군 굴업도를 핵폐물처분장의 후보지로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인천 지역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정부의 지질 조사에서도 활성단층이 2개나 발견되었다. 결국 정부는 1995년 12월에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건설 포기를 선언했다.
우리나라 ‘먹는 물 수질 기준’(환경부 지정)에 따르면, 삼중수소 기준치는 1리터당 6베크렐이다. 1998년 처음으로 원전당국이 월성원전 인근 지역 식수를 조사한 결과, 양남면 나아리의 경우 식수 포함한 지하수에서 1리터당 22베크렐이 검출돼 기준치의 3.7배를 기록했다. 2014년까지 나아리 식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2003년 7월. 부안군수가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 선언을 한 이후, 부안군민들은 반대시위를 벌였다. 2004년 2월 주민투표에서 부안군민 91%가 유치를 반대했다. 이후 정부는 고준위 핵폐기물처분장과 중저준위 방폐장을 분리 건설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2005년 8월. 울진 5,6호기가 준공되면서 국내 가동 원전은 20기가 되었다. 고리 1~4호기, 월성1~4호기, 영광 1~6호기, 울진 1~6호기가 그들이다. 이후에도 원전 건설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2019년 현재 가동 체제를 갖춘 원전은 24개로 늘었다.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 이후 고준위핵폐기장과 분리 추진된 중저준위방폐장은 2005년, 유치 희망 지역 네 곳 중 가장 높은 주민 찬성율을 기록한 경주시에 건설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2007년 11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는 양남면 나아리에 위치한 월성원전에 북쪽으로 붙어있는 양북면 봉길리이다.
영장실질심사 출두하는 김종진 전 한수원 사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월성1호기는 2012년에 설계수명 30년이 종료됐다. 한수원은 2009년부터 7천억원을 들여 원자로 압력관을 교체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수명연장을 신청했다. 원안위는 최신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상당수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5년 2월 10년 수명연장을 결정했다.
원안위의 수명 10년 연장 결정 후에도 재가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월성1호기는, 한수원과 경주시가 1,310억원 현금지원에 합의하면서 재가동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양남면 17개 마을은 끝까지 월성1호기 재가동에 반대했다.
이 검사에서, 만 5세였던 황분희씨의 손자에게서는 소변 1리터당 17.5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 이는 월성원전이 있는 양남면 나아리 마을 주민의 평균 수준인데, 비교 대상이었던 경주시내 거주자들(원전 반경 30km 지역)에게서는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삼중수소는 핵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로, 미량이라도 체내에 존재한다는 것은 핵발전소 인접 주민들이 방사능 피폭을 일상적으로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미량의 방사성 물질에 의해서도 DNA 변이로 인한 암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의학계에서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바다.
김수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개정안'으로, 원전 건설 중에만 가능한 이주 지원을 원전 가동 중에도 가능하도록 했다.
2017년 6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선언하며, 수명이 다한 월성1호기를 폐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1년 후, 한수원은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핵폐기물 처분 방법과 처분장 부지 선정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출범했으나, 핵폐기물 문제에 대한 범국민적인 공론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소수 전문가 중심의 비공개 논의만을 진행하면서, 시민 환경단체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핵폐기물 임시저장소 건설 문제를 논의할 지역실행기구 구성권한을 해당 지자체에 일임함으로써, 원전 반경 30킬로미터 이내 인근 지자체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
한수원과 경주시는 월성원전 내에 핵폐기물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를 추가 건설하려 한다. 그러나, 황분희씨와 월성원전 이주대책위, 경주와 울산의 시민환경단체들은 ‘맥스터’를 추가 건설하게 되면, 월성원전 인접 지역이 50년 동안 위험한 고준위핵폐기물을 대책 없이 떠안게 된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주시는 민관합동의 지역실행기구를 구성하였고, 맥스터 추가 건설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으려 한다. 그러나, 월성원전 반경 30킬로미터 내에 있는 울산광역시는 맥스터 건설 논의 구조에서 배제되었다.
글 구성 | 남태제 |
편집 | 허현재, 박종화 |
디자인 | 이도현 |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회원들의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월 1만원 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