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 단일화 TV토론 막전막후

2012년 11월 23일 04시 12분

<앵커멘트>18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의 TV 토론이 열렸습니다. 토론 현장의 뜨거웠던 분위기와 이를 지켜보는 민심의 향배를 뉴스타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 백범김구기념관 11월 21일 서울 용산구 표창동 백범기념관 앞에 단일화를 반대하는 우익단체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아웃!” “국민우롱 아웃!”

[박찬성 반핵 반김 국민협의회 회장] “이것은 과거 정치, 구태 정치로 되돌아가는, 국가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행위다 이렇게 우리는 안정하고 있습니다. (단일화가 그러면 구태 정치인가요?) “그렇죠.”

백범기념관 중앙계단 앞에는 야권 지지자들이 줄을 지어 모여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들이 문재인을 연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민심은 통한다!” “안철수!” “진심은 통한다!” “안철수!”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도 안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세를 과시합니다.

[안철수 대선캠프 관계자] (단일화에 대해서도 이걸 굳이 해야 되냐 이런 의견들 가진 사람들 좀 있는 것 같아요.) “뭐 그런 사람도 있겠죠. 어쩔 수 없이 지금 해야 되는 게 현실적인 거 아니겠습니까?” (어떤 것 때문에요?) “그래야 박근혜를 이길 수 있지 않겠어요?” (박근혜 씨가 되면 어떤 문제가..?) “MB보다 더 한 암흑기가 올 거라고 예상하는 거죠.”

“문재인!” “문재인!”

TV 토론장에 먼저 도착한 건 문재인 후보였습니다.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

[이정근 문재인 후보 지지자] "문재인 후보는 확고한 자기 신념 있고 또 그 다음에 국정 운영 경험이 있고요 그리고 그 분이 살아온 어떤 삶의 철학이나 이런 것들이 훨씬 더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문재인 후보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문재인!”

뒤이어 안철수 후보가 도착했습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후보님 오늘 토론회에 임하는 각오 한 말씀 해주십시오. 토론회에 임하는 각오 한 말씀 해주세요.) “평소 생각대로 열심히, 평소 생각대로 열심히 진심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지윤 안철수 후보 지지자] "왜 굳이 단일화를 하겠습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이기고자 하기 위함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 목적에 맞게끔 저희가 후보를 선출해야죠. 그렇다면 그게 당연히 안철수 후보가 될 것이고.."

[마용철 안철수 후보 지지자] "우리가 이번 선거에 원하는 게 정치 개혁, 새정치잖아요. 그게 과연 문재인 후보가 자유로울까, 정당이란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보면 상당히 많이 아쉽죠."

백범 기념관에 마련 된 TV 스튜디오를 사전에 점검하는 캠프 관계자들의 모습도 초조합니다.

[정연순 안철수 대선캠프 대변인] "굉장히 긴장되죠. 사실 TV토론을 한 번 밖에 못하는 거라서 제한된 시간 내에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떨리고 긴장되는 건 사실입니다. 후보가 더 하시겠죠."

양 캠프 모두 방송 토론 전문가들이 현장에 배치됐습니다.

[신경민 문재인 대선캠프 미디어단장] "그냥 있는대로 보여주라고 저는 조언하고요, 다만 쿨하게, 그리고 자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택하라 이렇게 조언을 했죠."

캠프 관계자들은 특별한 토론전략 보다는 후보의 진실 된 모습이 국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랐습니다.

밤 11시 15분, 공중파 방송사들의 담합으로 한밤중에 편성된 야권 주요 후보들의 단일화 토론이 시작됐습니다.

@ 단일화 토론 시작(밤 11시 15분) 단일후보가 되기 위한 정책검증 TV 토론을 갖게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간 양 캠프 관계자는 각각 다섯명 씩.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캠프 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대기실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문재인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TV만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말을 건네기도 힘든 분위기입니다.

안철수 후보 캠프는 취재진 카메라가 대기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김성대 안철수 대선캠프 공보팀장] “죄송합니다.” (아 왜요 하하)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였지만 건물 밖에서 핸드폰으로 TV를 시청하는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단일화 국면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 받았던 TV 토론에 쏠린 야권 지자자들의 관심은 컸습니다.

그러나 이 날 같은 시각, 뉴스타파 스튜디오로 초대 된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는 지금까지의 단일화 국면을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근행 MBC 해직 PD] & [김종배 시사평론가(‘이털남’ 진행자)] (우여곡절 끝에 어떻게 보면 아주 너무 늦어진 게 아닌가 하는 많은 얘기들이 있었는데요, 지금까지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 국면 어떻게 보십니까?) “아름다운 단일화의 가장 좋은 모델은 뭐냐면 협상을 안 하는 거예요. 어느 한 쪽이 양보하는 것처럼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협상이라고 하는 것이 갖고 있는 속성은 뭐냐 하면 흔히 얘기하는 ‘밀당게임’이에요. ‘밀당게임’이 연애에서만 성립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협상이라고 하는 것은 기브 앤 테이크고 밀고 당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수싸움, 기싸움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 어차피 협상은 막판까지 가서 타결되는 게 통례였기 때문에 너무 그것들을 그렇게 짜증을 갖고 보실 필요는 없지 않느냐, 어차피 산통은 어디에나 다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두 후보 간의 지지율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만을 가지고 야권단일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 중요한 야권후보를 결정하는 게 단 한판의 여론조사로 지금 결정을 될 상황에 처해있단 말이죠?) “일국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여론조사 한 가지 방식갖고 하는 건 진짜 문제가 있다, 왜 그러냐 하면 지금 현실적으로 이제 거의 막바지에 와 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는 현실론을 인정을 하지만 표본오차가 플러스 마이너스 2% 라고 한다면 도합 4%, 4% 범위 안에서의 지지율 차이는 의미가 없다라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담고 있어요.”

야권이 단일화 국면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박근혜 후보는 과거사 프레임에서 거의 완전히 벗어났고

(단일화라고 하는 이벤트 그거에 대한 대응책으로써 최근에 이제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게 여성대통령론 같습니다.) “과거사 프레임을 전환시키기 위한 그 차원으로 여성대통령론을 꺼낸 게 있어요. 이건 뭐 새누리당 관계자가 그렇게 얘길 하더라고요. 박근혜 후보는 옛날부터 여성이었어요.” (하하하하) “최근에 갑자기 여성이었던 게 아니라 옛날부터 여성이었지 않습니까? 여성대통령론이 정말로 이게 유권자들에게 먹히는 슬로건이라고 본다면 왜 초반부터 안 걸었을까요?”

여전히 강력한 지지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보수화해서 고정지지층만 다져도 게임을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새누리당의 계산법이 뭔지 이걸 이제 봐야 되는데 역대 대선을 보면 새누리당 후보 그 이전에 한나라당이었지만 보통 한 45~6%는 다 나왔어요. 그러니까 전통적으로 그 새누리당 중심으로 포진해있는 유권자 그룹이 최소한 45%는 된다고 보는 게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대선게임은 48% 게임입니다 제가 볼 때는. 이렇게 볼 때는 45% 의 고정표를 갖고 있다고 본다면 나머지 2,3%는 얼마든지 해볼 수 있다고 판단할 수가 있는 거죠.”

후보 등록일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치러진 TV토론은 별다른 감동 없이 끝났습니다. 서로간 에 공격을 자제하며 단일화의 불씨를 이어가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011 후보 단일화 토론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캠프 관계자들 눈에는 조그마한 차이도 눈에 잘 띕니다. 자신의 후보가 나았던 점, 또는 상대 후보의 약점이나 장점도 함께 드러난 토론이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신경민 문재인 대선캠프 미디어단장] (어떻게 양 후보 간의 지지도에 변화가 좀 있을 것 같습니까?) “글쎄요 약간 미세한 변화는 있겠죠. 그런데 아마 지지자들은 자기 후보가 잘 했다고 보겠죠. 저는 문 후보 같은 경우에는 경륜과 연륜 이런 점에서는 일단 성공한 것 같습니다.”

[정연순 안철수 대선캠프 대변인] “침착하게 잘 하셨고, 충분히 또 드러냈다라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 캠프도 TV 토론에 만족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장하성 안철수 대선캠프 국민정책 본부장] (안 후보님이 잘 하셨나요?) “아 정말 차분하게 말씀 잘 하셨고, 좀 우리 문 후보께서 좀 공격적으로 말씀 하셔도 정말 후보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최대한 배려를 하셨고, 또 국민들께도 전체적으로 보시는 모습이 단일화 된 후보로서 서로 함께 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 갈등하거나 또는 대립하는 모습을 안 보이시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신 것 같네요.”

두 후보 지지자들의 평가도 엇갈렸습니다.

[신우철 자영업자] (누굴 지지하시나요?) “아 지지자요? 두 분 다 좋은 것 같아요. 근데 토론을 듣고 나서 한쪽으로 좀 많이 기운 게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토론 보고나서는 전 민주당 지지자는 아닌데 문재인 후보가 좀 더 말씀을 잘 하신 게 아닌가..”

[장영화 변호사] “전 당연히 알철수 후보가 잘 하셨다고 생각하고요.” (점진적이라는 말씀을 되게 많이 하셨어요. 점진적으로 점진적으로. 근데 그게 어떤 사람한테는 개혁의 의지가 없는 걸로 읽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저는 그게 기업의 경험을 해보셨기 때문에 아마 그냥 정치인이었으면 사람들에게 그냥 미사여구로 당장 해내겠다, 예를 들어서 저는 문재인 후보께서 말씀하신 100만원 상한 이게 거의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식의 현실에서 부딪혀보고 변화를 만들어보셨기 때문에 그 점진적이라는 게 얼마나 현실에서 중요하고 효과적인지를 아시는 것 같아요,”

단일화 TV 토론은 끝났지만 단일화 정국은 아직 안개속입니다. 특히 단일화 방법론에만 몰두하면서 두 후보의 화학적 결합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야권 지지자들에겐 크게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근행 MBC 해직 PD] & [김종배 시사평론가(‘이털남’ 진행자)] (이 두 후보의 그냥 형식적인 단일화, 그것만을 바라는 건 아닐 거란 말이죠?) “당연하죠.” (이 단일화 과정이라고 하는 것들이 국민적인 열망들이 담기면서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 비전들을 담아내면서 가는 그랬을 때 이게 단일화의 효과들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아마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텐데) “이 단일후보가 결정 됐을 때 단일 후보가 되지 못한 나머지 한 명의 후보가 정말 헌신적인 모습을 보일 때, 그 시너지 효과라고 하는 것은 그 후보를 정점에 두고 형성됐던 캠프 세력이 움직일 수 있다라는 점도 있지만, 거기서 다시 감동의 여지가 생기는거죠. 지켜보는 유권자 입장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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