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자원외교는 ‘글로벌 호구’? -치적위주 자원사업, 투기자본 배만 불려

2013년 12월 17일 15시 28분

광물자원공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캐나다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국제 투기자본과 피인수기업의 대주주들이 1000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광물공사는 지난 2011년 4월 캐나다 자원개발업체인 캡스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칠레 산토 도밍고 구리 광산을 소유한 캐나다 기업 파웨스트를 인수했다. 광물공사는 인수협상을 벌이기에 앞서 2010년 11월 5일 파웨스트와 비밀유지협약을 맺었다. M&A 협상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해 인수 부담이 늘어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파웨스트의 대주주들은 광물공사와 비밀유지협약을 맺기 20일 전인 2010년 10월 15일 대규모로 보유 주식을 늘렸다. 또 조세피난처인 케이먼 군도에 설립된 한 헤지펀드도 같은 날 1000만 달러를 투자해 주당 4.1달러에 파웨스트의 주식 240여 만주를 사들였다. 이 헤지펀드는 또 매입한 주식 수보다 배가 많은 주식워런트를 취득했다.

6개월 후 광물공사는 주당 9.19 캐나다 달러(이하 달러)에 파웨스트 주식을 인수했고, 이 헤지펀드는 원금을 제하고도 2100만 달러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또 파웨스트의 대주주들이 주식워런트와 옵션을 행사한 물량은 모두 1370만주, 전체 발행주식의 22%나 됐다. 시세차익을 주당 평균 4달러로 계산하면 5500만 달러. 보통주 매각 차익까지 합치면 파웨스트 대주주들이 광물공사의 M&A 과정에서 모두 1억 달러, 우리 돈으로 천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파웨스트 대주주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그만큼 광물공사는 M&A과정에서 바가지를 쓴 셈이다.

광물공사가 파웨스트의 산토 도밍고 동광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한 돈은 모두 4억 달러다.  2010년 초 파웨스트의 시가총액은 2억 3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광물공사는 파웨스트 시가총액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도 결과적으로 산토 도밍고 구리 광산 지분을 30%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권이 자원외교를 핵심 치적으로 내세우다 보니 해외 M&A 경험이 부족한 공기업들이 무리하게 실적을 올리려다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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