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1번 출구 한켠에는 작은 책상이 있다. 이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시민들은 '포스트잇' 메모지에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한글자씩 글로 써내려 간다. 누군가는 ‘급하게 오느라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해 메모를 쓰는 것 밖에 해줄 게 없다’고 미안해 하고, 또 누군가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기억하겠다',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떠나간 희생자들의 추위를 걱정하며 ‘추울까봐 장갑을 가져왔다'는 초등학생의 메모가 있고, ‘선생님이 늦게 와서 미안하다’며 ‘늘 보이던 니가 보이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선생님의 메모도 있다. 마지막으로 친구의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꿈에 자꾸만 친구가 나와 찾게 되었다는 메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