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첫날, 수중수색시간 53분에 불과...선내 해수유입 알고도 방치

2014년 07월 01일 23시 28분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 하루 동안 수중구조 작업에 투입된 해경과 해군 소속 잠수사는 10명뿐이었고, 이들의 잠수시간을 모두 합쳐도 53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는 이날 오후 6시 반쯤 창문을 통해 배 안으로 바닷물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신속하고 전면적인 구조작업을 벌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1일 정의당 정진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잠수사 로그북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잠수사 로그북은 잠수사들이 입수한 뒤 출수할 때까지 보고 듣거나 작업한 사실을 기록한 일종의 작업일지다.이 로그북 기록을 보면 사고 당일인 4월 16일일 해경과 해군은 오후 1시, 3시, 6시 무렵 수중 수색작업을 벌인 것으로 돼 있다.

첫 번째 잠수 시도는 해경 2개조가 맡았으나 물에 들어간 지 각각 10분만에 아무런 성과없이 철수했다. 오후 3시 다시 해경 2개 조가 잠수에 나섰으나 두 개조 모두 1분도 지나지 않아 강한 조류로 입수가 불가능하다며 물 밖으로 나왔다.

오후 6시에는 해경 1개조와 해군 SSU 2개 조가 구조에 나섰다. 먼저 입수한 해군 SSU 1개조는 10분간의 작업 끝에 선체 진입로프를 설치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해경 1개조는 2차례 시도 끝에 수중 25m 지점까지 내려가 세월호 선체 안으로 바닷물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해수가 유입됐다는 것은 선내 에어포켓의 존재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빠른 시간 내에 세월호가 완전히 물 속으로 가라앉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4월 16일 저녁 해경에 이어 투입된 해군 SSU 1개조는 거센 물살 때문에 물에 들어간지 2분만에 철수한 것으로 로그북에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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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잠수를 끝으로 절체절명의 4월 16일에 더 이상의 구조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해경과 해군은 세월호에 바닷물이 급격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세월호는 이튿날 오전 수심 34m의 바닷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았고, 단 한명의 실종자도 생환하지 못했다.

뉴스타파가 잠수 로그북을 분석한 결과 사고 첫날 구조활동에 나선 해경과 해군 잠수사는 10명에 불과했고 이들의 잠수 시간은 총 53분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6명의 잠수사가 90분 넘게 구조활동을 펼쳤다는 해경의 상황보고서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공식보고서를 통해 구조활동을 ‘뻥튀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게다가 오후 3시쯤 투입된 해경 2개조의 로그북 기록에는 이들의 입수와 출수시간이 모두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수 시간이 수십초에 불과하거나 아예 잠수 자체를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잠수 로그북에는 세월호 선내 공기주입 작업은 사고 발생 48시간이 지난 18일 오전 11시쯤부터 시작됐고, 세월호의 부력을 유지시켜줄 리프트백 설치는 18일 오후 2시 53분 완료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뉴스타파가 사고 이후 1주일 동안의 해군과 해경, 언딘, 민간잠수사들의 입수 회당 평균 잠수시간을 분석한 결과 19분으로 나타났다. 해군 SSU팀의 잠수시간이 평균 13분(63회)으로 가장 짧았고, 해경(62회)과 해군 UDT팀(32회)이 각각 16분, 언딘 소속 잠수사 25분(27회), 소방구조대 27분(4회), 잠수기협회 31분(19회) 등의 순이었다.

※ 관련기사 : 침몰 당일 수중 구조대 고작 16명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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