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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5일 20시 27분
뉴스타파 총선기획 프로젝트 <국회작동법> 매번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회. 뉴스타파는 국회가 어떻게 작동하기에 이렇게 항상 욕을 먹는지 실상을 들여다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속보도합니다. 3부 : 국회개혁, 총선과 만나다 - 편집자 주 |
데칼코마니.
좌우 또는 상하 대칭적으로 같은 모양이나 무늬를 표현하는 회화 또는 사진 기법을 말한다.
우리 국회의 모습이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적이다. 4년 전 20대 총선에 나선 새누리당의 총선 광고 구호는 ‘잠자는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로’였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로, 민생을 살리는 국회로’를 외치고 있다.
19대 국회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잦은 보이콧에 발목잡혔던 새누리당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매번 당리당략으로 국회가 마비되는 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일정기간 안에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원구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 마찬가지로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수시로 국회 보이콧을 무기로 사용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때가 되면 회의가 개최되고, 법안이 자동으로 상정되어 무조건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일 때는 국회개혁을 주도하다가 야당이 되면 소극적인 태도로 변신하는 것도 데칼코마니다.
19대 국회에서 상시국회, 일하는 국회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폐회 중인 3월과 5월에도 상임위와 소위를 2주간 열자는 개혁안이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 주도로 제시됐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운영이 문제라면서 반대했고 개혁안은 1주일만 여는 것으로 후퇴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일하는 국회를 위해 상설소위, 법안심사소위를 활성화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은 “운영을 제대로 못해서 문제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고 좋아지진 않는다”며 반대했다.
여야가 바뀌면 항상 말이 바뀝니다. 입장이 바뀌었을 때 주어를 바꾸면 거의 문장이 똑같습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나 국회가 정부를 발목 잡고 있다는 거를 그 때도 이야기하고, 지금도 이야기하는데 주어만 바뀌었습니다. 말이 됩니까? 이게.
그나마 타협으로 통과된 국회 개혁법안도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여야가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에 따르면 폐회 중이던 2019년 5월에는 셋째주에 상임위와 법안심사소위가 열려야했다. 하지만 상임위는 연 곳이 단 1곳도 없고 법안소위는 행정안전위만 2번 열렸을 뿐 다른 15개 상임위는 소위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
뉴스타파는 16대 국회부터 발의된 국회법 개정안을 전수조사했다. 국회를 개혁하기 위한 법안이 모두 220여 건이나 됐다. 이 가운데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19대 국회부터 8년 동안 여야가 번갈아 발의한 국회개혁 법안만 따져도 140여 건에 이른다.
국회 공전을 막기 위한 개의 의무화 방안, 상시국회안, 법안신속처리,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폐지 혹은 개선 등 일하는 국회를 위한 해법이 모두 이들 법안에 포함돼 있다.
※16대부터 20대 국회까지 발의된 국회개혁 관련 법안은 [국회작동법] 국회개혁 법안 어디까지 갔을까? 에서 확인할 수 있다.
18대 국회 막바지에 국회선진화법 통과에 앞장섰던 의원들은 국회선진화법2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양적 경쟁에 치중하는 법안발의 문화를 바꾸고, 심사 한번 하지 못하고 계류되다 폐기되는 법안이 없도록 자동상정 제도를 도입하고, 회의에 불참하면 제재를 가하는 법안들이 그것이다. 또 국회선진화법 처리 때 그랬던 것처럼 다음 총선 결과를 알 수 없는 앞선 국회에서 여야가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한다.
18대 국회는 되풀이되는 법안 날치기 통과와 몸싸움 등 동물국회로 국민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20대 국회를 마무리 하는 지금 국회는 또다시 ‘사상 최악의 국회’란 평가를 받고 있고 국민들의 불만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상황이다.
21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 데칼코마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취재기자 | 최기훈, 강혜인 |
데이터 | 연다혜 |
촬영기자 | 최형석, 이상찬, 정형민 |
편집 | 정지성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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