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르스(6.14)

2015년 06월 14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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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자 145명으로 늘어

보건당국이 확인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모두 145명으로 늘었다. 6월 13일 확진자 7명이 추가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4명은 삼성서울병원과 관련된 이들로, 3명은 5월 27일~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함께 있었고, 1명은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외래 환자와 동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명은 5월 25일~28일 대전 대청병원에서 16번 환자에게 노출된 1명과 5월 27~29일 동탄성심병원에서 15번 환자와 같은 층에 입원했던 1명, 그리고 6월 5일과 6일 75번 환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는데 동승했던 1명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6월 12일 확진자들 가운데 감염경로 추적이 늦어졌던 5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5명 모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이들로 이 가운데는 응급실 안전요원과 이송요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외 감염’ 2명 째 발생...119번 환자 감염경로도 불분명

‘병원 외 감염’이 또 확인됐다. 37세 남성인 145번 환자는 지난 6월 4일과 5일 76번 확진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당시 구급차를 운전했다가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133번 환자와 동승했었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로써 ‘병원 외 감염’ 사례는 모두 2명이 됐다.

확진자 1명의 감염경로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평택 경찰관인 35살 남성 119번 환자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6월 10일 평택박애병원에서 52번 확진자에게 노출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병원 기록상 119번 환자가 병원을 떠난 뒤에 52번 환자가 내원한 것으로 나타나 있어 이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119번 환자의 감염경로를 끝내 확인하지 못할 경우 역시 병원 외 감염 혹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삼성서울병원 감염자 71명…“6월 24일까지 부분 폐쇄”

삼성서울병원 발 2차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데다, 외래 이용자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또 발생했다. 여기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응급실 이송요원이 최근까지 수십 명의 환자를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기야 병원 측이 당분간 병원을 ‘부분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던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확진자가 13일에만 8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또한 42세 남성인 141번 환자의 경우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외래 병동만을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응급실이 아닌 공간에서 감염이 확인된 것은 115번 환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감염자는 현재까지 모두 71명으로 전체 확진자 숫자의 49%에 해당한다.

추가 확인된 삼성서울병원 감염자들 가운데 주목해야 할 사람은 137번 환자다. 이 환자는 응급실 이송요원으로, 6월 2일부터 발열 증상이 있었는데도 6월 10일까지 계속 근무를 하면서 37명의 환자를 직접 이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동안 직간접 노출자만 216명이라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14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24일까지 병원을 부분 폐쇄하고 신규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재훈 원장은 “14일부터 신규 환자를 제한하고 응급수술을 제외하고는 수술과 응급진료도 중단한다”면서 “다만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응급진료를 계속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발 2차 메르스 확산 추이는 당초 14번 환자로부터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의 최대 잠복기인 2주일이 끝나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137번 응급실 이송요원이라는 변수가 돌출하면서 향후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정부, 병원정보 공개 미루다 사태 키워…뉴스타파 공개 계속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 환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 145번 환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확진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됐다. 감염이 발생한 병원은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10곳, 확진자가 경유한 병원은 전국적으로 74곳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의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다가 사태 18일 만인 지난 6월 7일부터야 뒤늦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병원 정보를 공개하면서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대응조치를 시행하겠다”며 “대통령도 6월 3일,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투명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발발 이후 18일 동안 대부분의 국민들은 ‘공식적으로’ 메르스 관련 의료기관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각종 루머가 확산됐고 불안은 증폭됐으며 혼란은 가중됐다. 현재까지도 병원 바깥에서 감염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병원 정보 공개는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5월 20일부터 시작됐어야 할 조치였음이 분명하다. 그랬다면 해당 병원에 접근했던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염 의심 신고 등을 유도함으로써 대규모 확산을 조기에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뉴스타파는 자체 취재를 통해 확보한 메르스 관련 병원의 실명과 위치 등 주요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6월 7일 이후 정부 발표에서 일부 환자 경유 병원들이 추가됐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동일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환자 이동 경로 등을 세부적으로 취재해 관련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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