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형 측근 음성파일 공개 ② "대장동까지 당연히 불길 옮겨갈 줄"

2023년 10월 25일 15시 47분

뉴스타파는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로 지목된 조우형 씨의 회사 직원이었던 강○○ 씨의 음성파일 내용을 계속해서 공개한다. 강 씨는 지난해 2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고 조우형으로부터 "검사와 커피를 마시고 나왔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증언했다.  
강 씨는 조우형의 대학 후배로, 한때 최측근 역할을 했다. 그는 조우형이 운영했던 부산저축은행의 차명 회사 '더뮤지엄양지'의 직원이었는데, 2010년에는 조우형이 경기도 풍동2지구 개발을 위해 만든 시행사 '벨리타하우스'의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나 그곳 실제 대표는 조우형이었다.

측근 강 씨의 증언 "대장동은 부실 대출인데 당연히 물어봤어야죠" 

기자는 대장동 논란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25일에 강 씨와 첫 통화를 했다. 이때만 해도 강 씨는 대장동 대출은 담보가 충분한 '정상 대출'이라는 입장이었다. 대검 중수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이듬해 2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 씨는 "대장동까지 수사의 불길이 당연히 옮겨갈 줄 알았다", "검찰이 대장동은 안 물어봐서 의아했다. 당연히 물어봤어야 한다"면서 기존의 입장을 뒤집었다. 
1,805억 원에 이르는 대장동 대출의 경우 부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당연히 수사를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대장동 대출이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 대출이지만, 사업성이 부족한 곳에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대출이 실행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개인적 견해도 내놨다.
조우형은 2009년에 대장동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10억 3천만 원의 불법 커미션을 받았다. 그 당시 직원들 사이에는 조우형이 이곳저곳에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연결해주고 챙긴 커미션이 1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다고 한다. 
○ 기자 :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은 아예 안 물어봤다고 (조우형이) 저한테 그러던데.
● 강○○ : 대장동은 안 물어봤어요. 제가 되게 그게 의아했어요. 제가, 이제 저는 사실 대장동 업무는 거의 모르는데. 왜냐하면 그런데 저랑 부사장이랑 차를 타고 이동도 많이 하고 뭐 그래가지고 알죠. 대장동에 대해서 알고 있는데 업무 자체가 제가 대장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거지. 그런데 대장동이 사실은 부실로 보면 부산상호저축은행에서 거의 최고로 꼽히는 순서 중에 하나거든요, 부실이. 오히려 풍동보다 더 커요.
○ 기자 : 부실이요?
● 강○○ : 그러니까 잘못하면 못 받는 돈들이. 그렇기 때문에 (검찰이) 대장동은 당연히 물어 봐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대출에 조 사장이 껴있었으니까.
○ 기자 :  그런데 몰랐다고. 정상 대출이었다는 거예요. 그 주장은. 
● 강○○ : 대출 자체의 성격은 정상일 수도 있죠.
(중략)
○ 기자 : 지금 저는 봤을 때 아니,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은 수사를) 안 할 만하니까 안 한 거다. 일부러 안 한 게 아니고. 이런 주장인데 그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 : 이야, 그거는 진짜 어려운 얘기다. 안 할 만하니까. 사실 정상 대출로 봤으면 안 해, 안 하는 거는 맞는데 이게 일단 브로커, 이게 (대장동) 대출이, 대출 자체가, 대출 자체가 나가기가 쉬운 사이트는 아니에요. 어디에나 도시개발 사업에는 브릿지론이 그만큼 나가는 데가 없어요. 지금 거의 뭐, 거의 몇 퍼센트만 땅을 뜨면 되는 뭐 오산이나 이런 데도. 지금 저축은행이나 어디서도 돈을 안 빌려주거든요. 도시개발사업이라는 게 변수가 워낙 커가지고. 그런데 거기에 그 당시에 (지주 동의 작업이) 30 몇 프로밖에 안 된 거를 사업성 검토를 해가지고 그거를 줬다. 그게 부실이라면 부실인 거죠. 그러니까 그거, 그게 도덕적 해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을 제대로 안 한 거는 사실 맞죠. 풍동이든 저기(대장동)든.
(중략)
● 강○○ : 저는 대장동까지 이게 다 수사가, 왜냐하면 부산저축은행 전체 수사였기 때문에 망해서 만든 수사잖아요, 배임 횡령이나. 그래서 대장동까지 불길이 옮겨가, 당연히 옮겨갈 줄 알았어요. 처음에.  (2012년 서울중앙지검) 조사 받을 때도 제가 처음에 받았어요. 사실 출두는 제가 제일 먼저 했고 그다음에 제가 두 번인가 받고 나서 자기가 실질적인 대표라고 얘기를 해라. 그래서 최 조사관님 앞에서 제가, 조우형한테 최 조사관님이 전화를 해서 당신이 대표자 맞냐. 맞다. 그러면 이분은 참고인으로 돌리고 당신이 언제 조사를 받을 수 있냐. 이렇게까지 해서 제 앞에서 그거를 다 잡았어요. 그런데.
○ 기자 : (조우형을) 피의자로 전환하겠다?
● 강○○ : 네. 그런데 처음에 말씀하신 대로는 막 엄청 떨었거든요. 조사 받고 나서. 그 이후에는 배성준, 저는 배성준 기자만 알아요. 김만배는 나중에 알았고. 배성준 기자가 많이 도와주고 이랬다고.
○ 기자 :  조우형 씨가요?
● 강○○ : 네. 성준이 형이 다 했다, 다시 도와줬다 이랬고. 사실 배성준 기자는 제가, 이거는 제가 정확한 건 아닐 수도 있는데 배성준 기자한테 차를 내줬어요.
○ 기자 : 차를?
● 강○○ : 저희 회사에서.  

강○○-봉지욱 기자 통화 녹취록(2022.2.24 녹음)

"2012년 중앙지검 수사는 배성준 기자가 다시 도왔다"...회사 차량도 제공

대장동보다 대출 규모가 작은 경기도 풍동 '벨리타하우스'의 경우, 2012년 2월 예금보험공사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시작됐다. 피고발인은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 남욱, 강○○이었다. 조우형은 벨리타하우스 대표로 직원 강○○ 씨를 내세우고 뒤에 숨었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이런 사실을 이미 알았고, '실질적 운영자인 조우형도 수사해달라'는 내용을 고발장에 담았다. 
강 씨는 2012년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조우형이 수사관과의 통화에서 "내가 벨리타하우스의 실제 대표"라는 자백을 했다고 말했다. 중앙지검 수사는 고발 2년 4개월 후인 2014년 6월에야 끝난다. 결과는 김양 부회장만 벨리타하우스 80억 원 배임 혐의로 기소,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였다. 주범 격인 조우형은 자백까지 했지만, 피의자로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강 씨는 중앙지검의 수사 때도 김만배 기자와 배성준 기자(천화동인 7호)가 조우형을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조우형이 배성준 기자에게 회사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 강○○ : 저는 대장동까지 이게 다 수사가, 왜냐하면 부산저축은행 전체 수사였기 때문에 망해서 만든 수사잖아요, 배임 횡령이나. 그래서 대장동까지 불길이 옮겨가, 당연히 옮겨갈 줄 알았어요. 처음에. (2012년 서울중앙지검) 조사 받을 때도 제가 처음에 받았어요. 사실 출두는 제가 제일 먼저 했고 그다음에 제가 두 번인가 받고 나서 자기가 실질적인 대표라고 얘기를 해라. 그래서 최 조사관님 앞에서 제가, 조우형한테 최 조사관님이 전화를 해서 당신이 대표자 맞냐. 맞다. 그러면 이분은 참고인으로 돌리고 당신이 언제 조사를 받을 수 있냐. 이렇게까지 해서 제 앞에서 그거를 다 잡았어요. 그런데.
○ 기자 : (조우형을) 피의자로 전환하겠다?
● 강○○ : 네. 그런데 처음에 말씀하신 대로는 막 엄청 떨었거든요. 조사 받고 나서. 그 이후에는 배성준, 저는 배성준 기자만 알아요. 김만배는 나중에 알았고. 배성준 기자가 많이 도와주고 이랬다고.
○ 기자 : 조우형 씨가요?
● 강○○ : 네. 성준이 형이 다 했다, 다시 도와줬다 이랬고. 사실 배성준 기자는 제가, 이거는 제가 정확한 건 아닐 수도 있는데 배성준 기자한테 차를 내줬어요.
○ 기자 : 차를?
● 강○○ : 저희 회사에서

강○○-봉지욱 기자 통화 녹취록(2022.2.24 녹음)

정영학 녹취록과 일치하는 강 씨 증언..."풍동 거 남욱이 문제는 (배)성준이가 맡고"

2013년 3월 7일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풍동 사건'이 언급된다. 이날 김만배는 정영학에게 "풍동 거에 남욱이 문제는 성준이가 맡고 있고, 우형이 문제는 형이 박영수 고검장님네 양재식 변호사 보고 하라고 했고. 응?"이라고 말한다. 이에 정영학은 "예. 여하튼 잘 덮어야 됩니다"라고 답한다.
조우형도 2021년 10월 26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중앙지검에서) 내가 벨리타하우스의 실제 대표라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혐의를 실토했지만,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이러한 배경에는 김만배와 배성준의 검찰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우형은 2014년 초 경기지방경찰청이 새롭게 수사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덜미가 잡힌다. 이듬해 수원지방법원은 조우형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영학 녹취록(2013.3.7) 김만배와 정영학이 서울중앙지검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1년 벨리타하우스의 명목상 대표는 강○○에서 남욱으로 바뀌었다. 

'윤석열 커피' 발언 유도한 허위 인터뷰? 뉴스타파 "해당 녹음파일 전면 공개" 

지난 23일, MBN과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검찰의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지난해 대선 직전에 JTBC 봉지욱 기자(현재 뉴스타파 소속)가 조우형의 동료 강○○ 씨와 전화 인터뷰하면서 "채무(연대보증) 관련 도움을 주겠다며 해당 인터뷰를 종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최근 강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런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단 것이다.
부산저축은행은 2010년 8월, 벨리타하우스에 409억 원을 불법 대출해줬다. 실제 대표는 조우형이었지만, 연대 보증란에 서명한 건 다름아닌 강 씨였다. 현재 강 씨가 예금보험공사에 갚아야 할 채무는 약 1천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봉지욱-강○○ 통화 녹취록 전문에는 그와 같은 유도성 질문은 없었다. 채무(연대 보증) 관련 도움이라는 것도 인터뷰 도중에 오히려 강 씨가 먼저 꺼낸 말이었다. 녹취록 전문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그저 검찰이 불러주는 대로 쓴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에 뉴스타파는 오늘(25일) 해당 녹음파일을 편집 없이 전면 공개한다. 
제작진
편집박서영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