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특별고문 이동관, MB 정권 언론 장악 지휘 기록물 첫 확인

2022년 04월 14일 10시 00분

이동관 특별고문 등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 중인 이명박 정권 핵심 인사들이 과거 청와대 재직 시절, 보도지침과 같은 성격의 '언론 통제 시스템'을 가동했던 사실이 청와대 기록물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명박 청와대 인사들은 국가정보원까지 동원해 이른바 '좌파 방송 진행자'를 분류하고 퇴출 방안을 담은 문건의 작성을 요청했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 같은 청와대와 국정원이 실행한 언론 장악의 증거는 뉴스타파가 대통령기록관에서 비밀 해제된 이명박 대통령기록물 34만 건과 국정원 내부 문건을 확인하던 중 찾아낸 것이다.   
지난 3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직인수위 특별고문에, 김은혜 의원(전 청와대 대변인)은 윤 당선자의 대변인에 각각 임명돼 새 정부의 밑그림을 짜는 중책을 맡아왔다. 앞으로 5년 동안 윤석열 새 정부의 언론 정책이 어디로 갈지 우려가 제기된다.
▲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일주일 뒤인 지난 3월 16일, 윤석열 당선자는 특별고문 7명을 발표했다. 이 중, 한 명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다. 이동관 특별고문은 대선 동안,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미디어소통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인수위는 "선거 과정에서 윤 당선자에게 많은 자문과 도움을 줬다"면서 "취임 후 국가 경영에도 지속적인 고견을 부탁드리고자 인선했다"고 밝혔다.
▲ 이동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동관 특별고문은 이명박 정권의 핵심 인사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청와대 대변인, 초대 홍보수석비서관, 이후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까지, 이명박 정권 5년 중 3년 5개월 동안 줄곧 권력을 꿰차고 언론을 쥐락펴락했다. 그 시기, 공영방송은 권력의 부역자로 전락했고, 많은 기자와 피디가 해직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언론 장악에 나선 적도 없고, 해직은 방송사 내부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론 통제와 장악을 지휘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 이명박 정권 시절, 이동관 특별고문의 청와대 재직 기간은 3년 5개월에 이른다.
제가 언론 장악을 했다는 것도 사실도 아니지만, 지금 그분들은 아주 노조 활동하면서 굉장히 회사 내에서도 여러 가지 충돌과 무리가 많았던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왜 저를 겨냥해서 그런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고요. 제가 무슨 해직 기자를 지금 블랙리스트 나오듯이 누구 해직시키라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회사 안에서 일어난 일까지 저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어떡합니까.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SBS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2017.1.18)
뉴스타파는 대통령기록관에서 그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진실을 보여주는 대통령기록물을 다수 찾았다. 그중 하나가 2008년 12월 12일, 청와대 대변인실이 작성한 다섯 쪽짜리 문서다. 이때 청와대 대변인이 바로 이동관 특별고문, 부대변인이 김은혜 의원이다.
대변인실이 생산한 문서의 제목은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이다. '2008년 11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2주간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분석했다. 이 문서에는 2주간 나간 MBC 보도 가운데, 정권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문제보도'를 분류하고 따로 정리해 놨다.
청와대 대변인실이 콕 집어낸 '문제보도'는 모두 20편이다. 4대강 사업, 대통령, 경제 관련 등 3가지 분야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 문제보도 선정 사유도 비교적 상세히 적었다. 이 문서를 보면, 이동관 등 당시 청와대 핵심 인사들의 언론관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 
▲ 2008년 12월,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실에서 생산한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의 첫 페이지 오른쪽 위에 대변인실이 작성했다고 표시돼 있다.  
그렇다면, 이동관 대변인실이 규정한 '문제보도'란 대체 뭘까. 또 문제보도로 분류한 이유는 뭘까.
우선 4대강 보도를 보자. 이동관 대변인실은 MBC, KBS, SBS 등 방송 3사의 보도량을 집계했다. 모니터한 2주 동안, KBS와 SBS는 각각 2회, 1회 보도에 그쳤다. 반면 MBC는 10여 차례 보도했다고 기록돼 있다.
▲ 이동관 대변인실에서 생산한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
KBS의 경우 '정치적 논란으로 1차례 보도한 이후, (4대강) 관련 보도가 없었다(全無)'고 써놨다. 이명박 정권은 2008년 8월, 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동원해 KBS 정연주 사장에게 배임 혐의를 씌워 강제 해임하고, 이병순 '어용 사장'을 내세웠다. 
MBC는 '방송 3사 중 4대강을 가장 먼저 이슈화하고, 연일 문제적 시각에서 보도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써놨다. 특히 4대강 사업을 보도하며 '대운하 재추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대강 사업의 본질을 꿰뚫어 본 것으로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방송이었을 것이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에 나오는 KBS의 4대강 보도에 대한 분석.
두 번째, 대통령 관련 보도 분석. 이 대목에서 이동관 대변인실이 품고 있는 '제왕적 언론관'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2008년 12월 4일로 돌아가 보자. 이날 새벽, 대통령 이명박은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는 이벤트를 벌였다. 그날 저녁, 방송 3사 모두 보도를 냈다. 하지만 논조는 조금 달랐다. KBS와 SBS는 대통령 홍보 일색이었다. "대통령이 체감경기의 어려움을 절감하는 표정이었다"고 언급하며 긍정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MBC는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냉소가 교차한다"며 대통령 지지와 비판이라는 양쪽의 입장을 고루 전했다. 이렇게 MBC는 '균형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이동관 대변인실은 해당 보도를 '문제보도' 목록에 올렸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에 나오는 MBC 보도 분석.
이명박의 가락시장 방문 일주일 전인 2008년 11월 27일,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대통령은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지도부를 만났다. 그리고 경제 위기 극복을 당부했다. 
이날, 방송 3사는 어떻게 보도했을까. KBS와 SBS, 두 방송사는 '목숨 걸고 노력해야' 같은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이런 보도 논조에 이동관 대변인실은 흐뭇했을 것이다. 문서에 이렇게 적었다. '대통령의 경제 위기 극복 의지''긍정적으로 조명.'
MBC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다만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전하면서 "야당의 대응도 강경해지고 있다"며 민주당의 입장을 조금 반영했다. 이동관 대변인실은 이것마저 못마땅하게 여겼다. 
문서에는 MBC의 2주간 대통령 보도에 대해 총평을 적었는데, 타박에 가깝다. '대통령 관련 단순 동정은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했고, '대통령이 경제난국의 극복이나 강력한 국정운영 의지를 드러낸 경우'에는 '논평 없이 팩트(FACT)만 보도하거나 보도하지 않았다(不보도).' 즉, 정권의 입맛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에 등장하는 MBC의 대통령 관련 보도 분석.
2008년 12월 8일, 이명박 정권의 교육부가 사고를 쳤다. 헌법에도 명시돼 있는 4·19혁명을 '4·19데모'라고 표현한 동영상을 만들어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한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현대사를 10년 단위로 설명하면서 80년 광주민주화운동, 87년 6월 민주항쟁은 쏙 뺐다. 대신, 이명박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대한민국의 업적으로 부각시켰다. 결국, 교육부가 공식 사과 성명을 내야 했다. 주요 뉴스감이었다.
그런데, KBS는 단신 보도에 그쳤고, SBS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MBC는 뉴스데스크 리포트로 다뤘다. 청와대는 해당 보도를 '문제보도'로 낙인찍었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  4·19혁명을 '4·19데모'로 표현한 교육부의 동영상 제작·배포와 관련해 KBS는 단신, SBS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2008년 12월 6일, 이명박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이른바 '의원 성향 보고서'가 유출됐다. 보고서에는 당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법안에 반대하는 여당 의원들의 명단을 적어놓는 등 의원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상득 의원의 '상왕 정치' 논란이 터진 것이다. 비중 있게 다뤄야 할 뉴스였다. 
그러나, KBS, SBS는 축소 보도했다. KBS는 단신 보도, SBS의 경우 리포트로 처리하기는 했으나 '상왕 정치’ 의혹을 정면으로 비판하지는 못 했다. "점심 식사를 하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문건"이라는 이상득 의원 측의 해명에 무게를 실었다. 이 같은 SBS 보도를 두고, 이동관 대변인실은 'FACT 위주로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MBC만 자세히 보도했다. 리포트 제목은 '이상득 의원 성향 보고서 파문 확산... 상왕 정치 논란'이었다. 보고서 유출의 핵심을 짚은 제목이었다. 이 보도에 권력은 불편했을 것이다. 이동관 대변인실은 '문제보도'로 분류했다.
MBC의 대통령 보도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실은 다음과 같이 총평한다. '주식 발언, 재산 환원 등 (대통령 발언 등) 논란 이슈에 대해서는 상세히 조명하고,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거듭 비판을 시도했다. 대통령 측근 관련 뉴스도 타사에 비해 민감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은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제왕적 발상이 행간에 녹아있다. 언론의 가장 큰 역할이 권력 감시임을 무시하는 대통령 권력의 오만한 태도가 엿보인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에 나오는 MBC의 대통령 발언 보도에 대한 분석.
이동관 대변인실이 만든 이 5장짜리 문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별첨 자료에 등장하는 '문제 보도 사례'다. 대변인실이 뽑은 문제보도 20건과 분류 이유가 상세히 적혀 있다.
▲ 이동관 대변인실에서 생산한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문건에 등장하는 문제보도 사례.
앞선 사례처럼 4대강의 문제를 지적한 보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한 리포트, 정부 정책에서 부족한 점을 조언하는 내용, 뉴스데스크 앵커의 클로징 멘트 등이 '문제보도'로 선정됐다. 이 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주식 발언을 해 소란하자 오늘 청와대 관계자가 해명했습니다. 이로써 발언 소동이 한 차례 더 추가됐습니다. 이번에도 안타까운 점은 청와대가 이미 카메라에 찍힌 발언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려고 애쓴 대목입니다. 조선과 중앙일보가 즉각 오늘 아침 사설에서 매섭게 비판한 점은 특히 눈에 띕니다.

미국 방문 중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이내 부자가 된다”는 이명박의 발언을 비판한 MBC 뉴스데스크 앵커 클로징 멘트 (2008.11.26)
오늘 이천 화재는 지난 1월 냉동 창고 화재와 거의 비슷했습니다. 말만 요란하고 고치지를 않아서 되풀이된 것입니다. 최근 특히 이번 주 되풀이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통령 친인척 구속, 농협 비리, 예산안 처리 지연, 공천 헌금 선고, 강만수 장관의 무리한 발언 시리즈 등이 얼른 생각납니다. 이제 그만 되풀이되어야 할 텐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노동자 8명이 숨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관련, 정부의 대책을 비판한 MBC 뉴스데스크 앵커 클로징 멘트 (2008.12.5)
모두 문젯거리가 될 이유가 없는 상식적인 수준의 비판이다. 권력 감시, 견제라는 언론의 역할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동관 대변인실은 모두 '문제보도'로 분류했다. 이명박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얼마나 잘못된 언론관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해당 문건이 작성되고 넉 달 뒤인 2009년 4월, 뉴스데스크 신경민, 박혜진 앵커가 차례로 퇴출당한다.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뉴스 진행을 맡은 직후부터 하차할 때까지 약 1년 동안 "조심하라는 경고와 압력을 수없이 들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취재진은 신 전 의원에게 당시 청와대 대변인실이 만든 'MBC 문제보도' 문건을 보여줬다. 그는 문제보도로 찍힌 자신의 앵커 클로징 멘트를 하나하나 본 뒤, "권력이 이 보도를 매우 싫어했던 모양이구나"라고 혼잣말로 되뇌었다. 그러면서 "(방송) 모니터를 한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자세히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난 신경민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전 민주당 의원)
이명박 청와대의 언론 통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당시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서에서도 이명박 정권에서 집행된 언론 장악의 실체가 드러난다.
2009년 8월 24일 생산된 국정원 내부 문건, 제목은 'MBC 내 좌파 프로 및 진행자 운영실태 파악'이다. 이 자료는 지난해 MBC 출신의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가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아낸 국정원 내부 문서다.
이 문서에는 '좌파 진행자'의 퇴출 과정을 정리해놨다. ① 비판 언론인을 좌편향으로 몰아 낙인찍고 ② 보수지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다음 ③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퇴출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국정원에 불법적인 언론장악 시스템이 명백히 존재했고 실제로 치밀하게 가동됐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이 국정원 문서에는 그동안 진행된 MBC 내부에 이른바 '좌파 진행자'의 퇴출을 성과처럼 서술하고 있다. 문서 끝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좌편향', '물의 야기가 지속되자, 보수지 등에서 비난 여론을 조성', '사측에 교체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결국 09년 4월 교체.'
바로 신경민 앵커의 퇴출 과정을 언급하고 있다. ① 비판 언론인 좌편향 낙인 ② 보수지 동원 퇴출 여론 조작 ③ 퇴출이라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 공작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 시절 이뤄진 국정원의 언론 공작은 반드시 규명해야 할 권력 오남용 사례다.
▲ 국정원에서 생산한 'MBC 내 좌파 프로 및 진행자 운영실태 파악' 문건에 등장하는 신경민 앵커의 퇴출 언급 문장. 
▲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방송사 '좌파 진행자'의 퇴출 공작 흐름도.
2009년 12월 24일에 작성된 국정원의 또 다른 문건, 제목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 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이다. MBC 등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서 좌파 프로그램, 좌편향 직원, 출연자를 분류한 다음, 이들을 퇴출시킬 방안을 정리했다.
내용은 언론 장악을 다룬 다른 국정원 문서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의미를 담은 문서다. 문건을 쓴 국정원 직원이 누군가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작성돼 있기 때문이다.
▲ 국정원에서 생산한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이 문건에는 자료 작성의 요청자가 별도 기록돼 있다. 
누구에게 보고했을까. 문서에 단서가 나온다. 자료의 작성을 요청한 곳을 따로 표시해 뒀다. 다름 아닌,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다. 문건 작성 엿새 전인 12월 18일, 청와대 홍보수석이 요청했다고 적혀 있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바로 이동관 특별고문이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를 퇴출시킬 방안을 작성해 보고하도록 국정원에 요청한 당사자가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이 청와대와 국정원의 공모 속에 이뤄졌다는 뜻이다. 
▲ 국정원에서 생산한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의 첫 장 오른쪽 위에 '12월 18일 홍보수석 요청자료'라고 쓰여 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시스템이 가동될 당시, 이동관 특별고문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으로 있었다. 김은혜 의원도 청와대 부대변인을 지낸 후, 이동관으로부터 대변인 자리를 물려받았다. 대통령기록물과 국정원 문건에서 드러나듯, 이 두 사람은 방송 장악의 '지휘자'였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과거 행적을 인정하지 않은 채 또다시 권력의 끈을 노리고 있다. 이동관 특별고문은 지금도 윤 당선자 주변에서 언론 정책을 조언하고 있다. 윤 당선자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김은혜 의원은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해 더 큰 권력을 겨냥하고 있다. 
▲ 이명박 정권 시절, 이동관 특별고문과 김은혜 의원의 주요 공직 경력.
뉴스타파는 이동관 특별고문에게 언론장악에 핵심 역할을 한 과거 자신의 행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또 지금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이동관 특별고문은 "뭘 어떻게 해야 (언론) 장악이냐"고 항변하며, 여전히 이명박 정권에서 언론 장악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취재진은 또 과거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언론 장악을 위해 국정원을 동원했다는 증거가 담긴 국정원 문서를 언급하자, "무슨 경위로 이렇게 됐는지 나도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더 이상 답변할 게 없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김은혜 의원에게도, 당시 대변인실에서 작성한 문서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그러한 문서 작성에 법적, 도덕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동관, 김은혜로 이어지는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핵심 공직자들이 YTN과 MBN 등 보도전문 채널을 대상으로 어떻게 보도에 개입했는지 내일 추가 폭로한다. 또 이동관 특별고문, 김은혜 의원 말고도, 윤석열 당선자 주변에 과거 언론 장악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인사들이 얼마나 포진해 있는지도 보도할 예정이다.
제작진
영상취재최형석
CG정동우
편집박서영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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