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회] 안철수의 소리통

2012년 12월 15일 05시 58분

12월 7일 문재인 후보와의 첫 공동유세를 시작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기 시작한 안철수 전 후보. 지금까지 문 후보와 세 차례 공동유세를 가지면서 대선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를 바라보는 박근혜 후보측과 새누리당의 시선은 따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간신배로 지칭하며 죽여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강만희 배우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연예인 홍보단]
“제가 사극을 많이 하는데, 보면은 간신들이 많이 나옵니다. 간신을 어떻게 해야 돼요? 네, 죽여버려야 됩니다. 아주 죽여버려야 돼요.”

“간신은 누구죠?”
(안철수입니다)
“안 뭐라구?”
(안철수)

“네, 이런 간신이 날뛰는 게 대선정국입니다.”

급기야 박근혜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까지 나섰습니다. 그는 안철수 전 후보가 공동유세를 시작한 당일, 기자들에게 안철수는 현재 선거 도우미로 지원 유세를 하는 사람이다, 찬조 연설자에 불과한 만큼 언론에서 많은 화면과 지면이 할애되는 것은 불공정하다 이런 말까지 쏟아냈습니다. 사실상 안철수를 보도하지 말라는 압력성 발언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날 이후 지상파 방송은 안철수의 지원유세를 다루는 비중이 현격히 낮아졌습니다.

@ KBS 뉴스 9 12월 11일

“문 후보 지원활동에 나선 안철수 전 후보는 서울시내 대학가 다섯곳을 돌며 청년층을 상대로 투표참여를 독려했습니다. KBS 뉴스..”

@ SBS 8시뉴스 12월 11일

"안철수 전 후보는 서울의 대학가를 돌며 투표를 해야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 전 대선 후보]
“청년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 12월 11일

"안철수 전 교수는 서울시내 대학가를 돌며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호소했고..“

안철수 전 후보를 다룬 기사는 KBS 10초 정도, SBS 18초 남짓, 특히 MBC는 6초 정도에 그쳤습니다. 특히 MBC의 경우 정치부 데스크가 직접 나서 안 전 후보의 방송비중을 줄일 것을 지시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상 신 보도지침이 내려진 셈입니다.

[이재훈 MBC노조 보도민실위 간사]
“지난 8일날, 정치부 기자들이 출근해보고 경악을 했습니다. 정치부 뉴스 게시판을 열어보니까 정치부 차장 데스크가 앞으로 안철수 관련 보도를 할 때에는 문재인 후보의 많은 선거유세원 중의 한 명이니까 그렇게만 대접을 해라, 취급을 해라 그런 취지의 글들이 올라와있어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10년 전인 2002년 대선 당시에는 전혀 달랐습니다.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씨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진 이후 MBC는 정몽준의 지원유세를 매일 비중있게 보도 했습니다. 이렇게 지상파가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안철수 전 후보의 유세현장. 뉴스타파가 찾아가 봤습니다.

[안철수 前 대선후보]
“시험 공부 안 하세요?”

[박선숙 前 안철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
“안 해요, 안 해?”

[안철수 前 대선후보]
“시험 공부 안 해요?”

이 날은 안철수 전 후보가 젊은이들을 만나기 위해 대학가를 찾은 날입니다. 학기말 시험과 이른 아침인데도 수많은 대학생들이 안철수 전 후보 주변에 모였습니다.

“12월 19일 투표하고 해피 크리스마스!”

“12월 19일 투표하고 해피 크리스마스!”

안철수 전 후보는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사진을 찍으면서 투표를 거듭 독려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자 빨리 와.”
“단체 단체 앉아 앉아. 카톡으로 나눠 가져. 자 찍습니다 여기 보세요 하나 둘 셋.”

[박효민 20세, 대학생]
“저 방금 시험 끝나고 카톡으로 친구들한테 연락 받아서 왔어요.”
(안철수 전 후보랑 악수했죠?)
“네,”
(어떤 느낌이었어요?)
“너무 인상도 좋으시고, 손도 보들보들하시고 투표 꼭 해야겠어요.”

[조대근 대학생]
“시험보다도 역사의 발전을 위해 한걸음 같이 한다는 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가지고 시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나왔습니다. 굉장히 고민하던 친구들이 안철수 전 후보께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굉장히 많은 이동이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많은 수가) 친구들 중에서.. 이런 것이 커지다 보게 되면 정권 교체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방문했던 또 다른 대학. 역시 수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연단도 없이, 확성기도 없이 나선 이날 유권자들과의 만남. 안철수 전 후보는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어달라, 친구들에게 투표독려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전송해달라, 그리고 반드시 투표해달라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안철수만의 독특한 화법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우리 안철수 전 후보가 하트를 날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카카오톡으로 무작위 살포! 문자메시지로 무작위 살포! 알았죠?”
(네)
“근데 사진만 보내면 안 돼. 12월 19일 투표하자, 알았죠?”
(네)
“자 장전 발사!”

특히 이른바 소리통. 손 마이크를 활용해 대중들과 함께하는 유세. 안철수만의 독특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안철수]
“소리통” (소리통!)
“소리통” (소리통!)
“소리통” (소리통!)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철수입니다.” (안철수입니다!“)
“귀중한 마음이” (귀중한 마음이!)
“여기에 모였습니다.” (여기에 모였습니다!)
“지난 목요일” (지난 목요일!)
“문재인 후보께서” (문재인 후보께서!)
“새정치를 하겠다는” (새정치를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 약속” (그 약속!)
“꼭 지키시리라 믿고” (꼭 지키시리라 믿고)
“아무 조건없이” (아무 조건없이)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청년이” (청년이)
“투표하지 않으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청년실업문제” (청년실업문제)
“해결되지 않습니다.” (해결되지 않습니다)
“청년이 투표해야” (청년이 투표해야)
“청년문제 해결됩니다” (청년문제 해결됩니다“
“꼭 투표” (꼭 투표)
“참여 하실거죠?” (참여 하실거죠? 네!)
“혹시 주위에” (혹시 주위에)
“안철수가 사퇴해서” (안철수가 사퇴해서)
“투표 안 하겠다는” (투표 안 하겠다는)
“친구나 이웃 계시면” (친구나 이웃 계시면)
“꼭 투표 부탁한다고” (꼭 투표 부탁한다고)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추휘서 21세, 대학생]
“딱딱한 게 아니라 축제에서 하듯이 ‘소리통’한 게 새로운 방식이었던 것 같고 일단 다른 메시지라기 보다는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 자체가 대학생들한테 많이 와닿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서승임 24세, 대학원생]
(오늘 시험기간 아니에요?)
“맞아요. 사실 내일 과제도 내야 해요.”
(그런데 학생들이 왜 이렇게 안철수 전 후보를 많이 좋아할까요?)
“글쎄요, 우리가 항상 언론이나 기존 매체에서 보여주는 어떤 일면의 모습과는 다른 점이 안철수 후보에게서 굉장히 많이 표출된다고 해야 될까요? 그런 점들이 학생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굉장히 어필이 되는 것 같아요.”

이 날 안철수 전 후보의 시민과의 만남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대선후보 못지않은 강행군. 하루에 너댓곳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가는 곳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황재권 28세, 학생]
(열심히 뭔가 찍고 계시던데 뭘 찍으신 거예요?
“안철수 후보 사진 찍고 있었어요.”
(안철수 후보 사진? 왜요?)
[안정희 27세, 학생]
“제가 막 졸라서요. 안 전 후보님의 세력이 적지 않잖아요 솔직히 지지율도 문재인 후보님 못지 않게 높았기 때문에 최종 후보에 안 전 후보님이 없어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안 전 후보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생각입니다.”

안철수 특유의 소통방식에 민심이 호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안철수 전 후보가 유세 연단에도 올라가지 않고 마이크도 잡지 않고, 이렇게 했을 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전혀 되지 못한다라고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그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정치 참여가 즐거워야죠 즐거워야 되고, 같이 공유하는 어떤 몸짓이 있어야 거기에서, 참여의 공간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이런 게 있거든요. 저는 그런 점에서는 상당히 기발하고 창의적인 방안이라고 봐요 그렇게 평가해요. 청년층을 상대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주십시오라고 계속 하는 것 자체가 과연 득일까 실일까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간단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청년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돌아다니면서? 그러면 그렇게 해서 일정하게 그것이 반향이 있고 일정하게 뭔가 참여를 끌어낸다고 한다면 참여의 귀결이 뭐겠느냐.. 일단 이거부터 정리를 하죠. 그거는 박근혜 후보겠느냐, 전 그렇게 보질 않는 거죠. 그러니까 그거는 사실은 동일한 메시지다 전 그렇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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