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별법' 발의안 핵심 내용, 유가족이 거리로 나선 이유

2023년 05월 08일 13시 30분

지난달 20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하 이태원 특별법,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대표 발의)이 발의됐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3월 초 '특별법 요구안'을 야당에 전달했고, 국회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특별법 발의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시작해 시민 5만 명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183명이 '이태원 특별법' 발의안에 이름을 올렸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한 명도 이태원 특별법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태원 특별법을 '정쟁 목적의 법안', '과잉 입법'이라고 비난했다.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의 1인 시위에도 묵묵부답이다.
뉴스타파는 이태원 특별법 발의안의 핵심 내용과 주요 쟁점을 정리했다. 
지난달 20일 발의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두고 여야, 유가족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특별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법 통해 만들 특별조사위원회의 핵심은 '독립성'

이태원 특별법 발의안은 크게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이다.
먼저 진상규명 부분의 핵심은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설치'다. 유가족들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특조위는 어떤 행정기관에도 속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비슷한 구조인데, 인권위보다 더 독립적이다. 인권위법에 따르면, 인권위원 11명 중 4명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인권위원장도 인권위원 중에서 대통령이 정한다. 인권위원 가운데 결원이 생겨도 대통령이 임명한다. 반면 이태원 특별법은 대통령이 특조위 구성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별도로 구성될 '특별조사위원 추천위원회'에서 17명의 특별조사위원(이하 특조위원)을 추천한다. 추천위가 특조위원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무조건 임명해야 한다. 특조위원장도 특조위 상임위원들이 스스로 의결해 선출하도록 했다. 
특조위에 인권위보다 큰 독립성을 준 이유는 특조위 조사 대상에 행정안전부, 대통령실, 경찰 등 여러 정부 부처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이전이 참사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정부 개입을 최대한 막을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재난·참사 조사기구를 설치할 때 '정부로부터 독립성 견지'를 원칙으로 하는 선진국의 사례도 참고했다고 한다. 1989년 96명이 사망한 영국 힐즈버러 대참사의 경우, 독립적 조사위원회(Hillsborough Independent Panel)를 꾸리며 조사위원들을 위원장이 알아서 뽑도록 했고, 위원장도 정부 인사가 아닌 성공회 대주교가 맡았다. 

추천위원회 통한 특조위 구성... 전례 없는 방식

'특조위원 추천위원회'의 추천위원은 국회와 유가족이 뽑도록 했다. 여당과 야당, 유가족이 각각 3명씩 추천하고 국회의장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추천위가 재난 참사 특조위를 꾸리도록 한 건 전례 없는 방식이다. 유가족 측은 '정치적 공방에서 특조위원들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라는 입장이다. 과거 세월호 참사, 사회적 참사 특조위의 경우 여야가 직접 특조위원을 뽑다 보니 특정 위원을 향해 '여당 편이다', '야당 편이다'라는 비난이 계속됐다. 비난이 거세져 특조위원이 사의를 표하는 일도 벌어졌다. 
추천위가 어떤 방식으로 특조위원을 추천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과반 투표제, 3분의 2 찬성, 만장일치 방법 등을 두고 고민 중이다. 특별법이 제정돼 시행령이 생기거나 특조위 내부 규정이 만들어져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측은 "물론 여야도 추천위원을 뽑긴 하지만, 특조위원이 어떤 추천위원의 추천을 받았는지 비공개된다면, 특조위원을 향해 '여당(혹은 야당) 인사'라는 꼬리표는 달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추천위원 9명 중 6명을 야당과 유가족이 뽑게 되면 조사위 구성이 편향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가족 "특조위 목적은 '참사의 구조적 원인' 조사"

특조위는 17명의 특조위원 외 최대 60명의 직원들로 구성된다. 조사 기간은 기본 1년에, 한 차례 최대 6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74일 간의 경찰 수사와 3주 남짓했던 국회 국정조사보다 길다.
특별법 발의안에 따르면, 특조위의 주요 업무는 아래와 같이 5가지다. 이태원 참사 전반을 두루 조사해 대책과 개선점을 내놓는 걸 목표로 한다. 
1) 10·29이태원 참사의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에 관한 사항
2) 10·29이태원 참사 전후 국가등의 정책결정과 행정조치의 적정성 조사에 관한 사항
3) 재난 및 안전관리 관련 법령, 제도, 정책, 관행 등에 대한 개선 또는 대책 수립에 관한 사항
4) 10·29이태원 참사 이후 희생자와 피해자의 피해 실태 및 구제방안에 대한 조사에 관한 사항
5) 피해자 지원 대책의 점검 및 개선에 관한 사항
유가족 측은 '개인·기관의 정치적 책임을 묻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법적 처벌만 목적이었던 경찰 수사와 특조위 조사는 다르다'는 취지로 말한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송후봉 씨(고 송은지 씨 아버지)는 "특조위의 목적은 단순히 책임자 처벌에만 있지 않다. 구조적 원인까지도 규명해 근본적인 재발 방치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상은 재난 사회학자는 "이태원 참사의 근본에는 마약 수사와 집회 관리에는 열심이었지만 시민 안전에는 무관심했고, 코드1(우선 출동) 신고에도 출동하지 않았던 경찰의 행태, 인파 관리에 소홀했던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의 시스템 등이 있다. 특조위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7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인천을 찾은 유가족들이 피켓 시위를 하는 모습.  

동행 명령, 처벌 조항, 영장 청구 의뢰, 특검 임명 요청

문제는 특조위에 '실질적 조사 권한'이 있느냐다. 조사 대상자(개인 혹은 기관)가 조사를 거부했을 때 특조위가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다면, 조사 기간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무늬만 조사에 그칠 수 있다. 특별법 발의안에 일부 '강제권'을 넣은 이유다. 
먼저 특조위가 조사 대상자에게 진술서·자료 제출과 출석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조사 대상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데려올 수도 있다. 처벌 조항도 넣었다. 동행명령과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등 조사를 방해하면 1년 이하 징역,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했다. 위계나 위력을 이용해 특조위 직원과 조사위원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도 가능하다. 
"개인 또는 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제출을 거부할 때는 수사기관에 그 자료 또는 물건의 제출을 받을 수 있는 영장을 청구할 것을 의뢰할 수 있다"는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 내용도 있다. 발의안에 따르면, 특조위는 '특검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도 요청할 수 있다.
여당과 일부 언론은 이를 문제 삼아 '특조위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모두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일 뿐 강제 조항은 아니어서 비판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많다. 예를 들어 특검을 요청한다 해도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상임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과반수 동의)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 요구)을 행사하면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특별법 발의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압수수색도 검사가 거부하면 할 수 없고, 감사원에도 감사를 요구하는 것뿐이다. 기존에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을 조사했던 사회적 참사 특별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소불위라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특수성' 고려한 피해자 범위

이태원 특별법 발의안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를 아래와 같이 분류한다. 
1) 희생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 자매, 3촌 이내의 혈족
2) 참사 당시 현장에 체류했던 사람 중 희생자 외의 사람 (주로 생존자와 목격자)과 그의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3) 참사 구조와 수습 활동에 참여한 사람 (공무원 제외)과 그의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4) 참사 당시 대통령령으로 선포된 특별재난지역에서 거주, 사업장 운영, 근로 활동을 했던 사람
피해자 범위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논의를 거쳐 정했다. 여러 재난 사회학자, 법률가 등도 참여했다.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남인순 의원실 관계자는 "피해자 범위, 지원 등에 대해선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했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피해자 범위가 과도하다고 비판한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피해자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생활비나 간병비, 심리치료, 휴직 등을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문제도 있어 예산 낭비가 심각히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런 과잉 입법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159번째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이재현 씨의 모습. 이태원 참사 생존자였던 이재현 씨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를 피해자로 보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쟁점은 참사 당시 목격자와 구조자, 이태원 골목에서 장사를 했던 상인, 이들의 가족을 피해자로 볼 것인가에 있다. 국민의힘은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피해자라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이재근 특별법TF 간사는 "도심 한복판에서 참사가 발생하며 어쩔 수 없이 다수의 시신을 봐야했던 목격자와 상인, 가게 직원들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당연히 피해자고, 이들을 돌봐야 하는 가족도 간접적인 피해자다. 정부 잘못으로 참사가 발생해 긴 시간 영업 활동을 못한 이태원 상인도 많다"고 말했다. 특별법 초안 작성에 참여한 박한희 변호사는 "피해자 권리에 대해 처음 논의할 때부터 유가족과 생존자, 구조자, 목격자, 지역 상인이 모두 참사의 영향을 받은 피해자라고 봤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그동안 접촉한 생존자와 목격자 중에는 참사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난 4월 말 취재진과 만난 한 이태원 상인은 "인터넷이나 TV에서 CPR(심폐소생술) 관련 얘기만 나오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 발의안에 따르면, 참사 피해자는 의료비와 간병비, 생활지원금 등 금전적 지원, 치유 휴직(최대 6개월)과 아이 돌봄과 같은 비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심의는 '피해구제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가 담당한다. 피해자가 심의위에 '피해자 인정 신청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심의위는 신청자가 정말 피해자가 맞는지, 실제 피해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피해자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피해자 심의·인정 절차에는 정부도 관여한다. 특별법 발의안에 따르면, 심의위는 정부로부터 100% 독립돼 운영될 수 없다. 예산을 편성해 피해자에게 의료비나 생활지원금 등을 주는 주체는 정부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개입한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에서도 피해자 지원에는 정부가 관여할 수 있게 돼 있다.
발의안은 심의위의 운영, 피해자 인정에 대한 여러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했다. 피해자 인정 신청시 내야 하는 증빙서류의 내용도 대통령령에서 정한다. 정부가 하위 법령인 시행령을 통해 심의위의 운영과 업무를 일부 규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의위 위원 9명도 국무총리가 위촉 또는 임명한다. '기획재정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소속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도 심의위원으로 최대 3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 재난·인권·법률 분야의 민간 전문가가 다수지만, 관련 정부부처의 의견도 적절히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발의안에는 이태원 참사 추모사업, 추모관 설립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추모사업 시행 및 지원 의무를 명기했다. 특별법에 따르면, 추모위원회 위원 9명 중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는다. 심의위처럼 공무원도 최대 3명까지 추모위원에 포함될 수 있다. 추모위원회의 운영, 위원 선임 절차, 지원 조직의 설치 등 필요 사항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이재근 간사는 "피해자 지원·추모 분야에 정부 역할을 명시한 것은 정부도 책임을 갖고 참여하라는 의미다. 또 피해자를 지원하고, 추모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예산·정책적으로도 조율해야 하니 정부도 위원회에 포함시켜 의견을 나누게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돼 있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이태원 특별법에 따르면, 국무총리는 참사 추모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추모사업과  

'여당 반대' 부딪힌 특별법... 국민의힘 참여 없으면 전망 불투명

현재 국민의힘은 이태원 특별법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18일 "경찰이 이미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새로 밝혀진 게 없다. 국회 입법 기능을 이런 식으로 오남용하는 것은 민의에 어긋난다. 야당은 재난의 정쟁화를 중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태원 특별법은 재난 정치법이다. 국민적 아픔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내년 총선까지 쟁점화해 이득을 얻어 보겠다는 총선 전략 특별법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반대한다고 입법 절차가 멈추는 건 아니다. 이미 발의된 이태원 특별법은 절차대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언제 행안위에 상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앞서 발의된 법안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상임위 법안 상정은 발의 순이 기본이다. 한 행안위 소속 의원 보좌진은 "일단 이번 달 행안위에선 상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오는 6월에도 행안위가 열릴 예정이지만, 앞서 발의된 법안들이 많이 있어서 그때도 상정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법안이 발의 순서대로만 상정되지는 않는다. 여야 간사가 협의를 거쳐 조기 상정도 가능하다. 최근 행안위에 상정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그런 경우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법안과 달리 이태원 특별법은 여야 간 이견이 분명해 조기 상정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여야 협의를 중재하는 행안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장제원 의원이라는 점도 가능성을 낮춘다. 
행안위에 상정된 뒤에도 갈 길은 멀다. 법안 소위를 배정받아 심사하고, 또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다음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절차가 있다. 대통령 거부권이란 벽도 넘어야 한다. 뉴스타파가 만난 다수의 유가족들은 "올해 내로만 특별법이 통과됐으면 좋겠다. 올해를 넘기면 곧 내년 총선인데, 그때는 국회의원들이 선거에 집중하느라 특별법에 관심이 없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소관 상임위원회는 행정안전위원회다. 

유가족들, 국민의힘 참여 촉구 '1인 시위'... 국민의힘은 묵묵부답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달 25일부터 매일 서울 여의도의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태원 특별법 제정에 대한 국민의힘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지도부 면담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묵묵부답이다. 1인 시위 첫날인 지난달 25일, 당사를 나오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유가족들과 마주쳤지만 외면했다. 유가족들은 김기현 대표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 없이 자리를 떴다. 이후 유가족을 찾아온 국민의힘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달 27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박도현 씨(고 박시연 씨 오빠)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9일 1인 시위 현장에서 만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최현 씨(고 최다빈 씨 아버지)는 "우리도 일반 시민이다. 우리가 정당에 소속돼 정쟁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정에서 평안하게 살던 사람들이 가족을 잃은 거다. 아이들이 희생된 만큼 거기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해서 다음에는 이런 참사가 나지 않게 해달라고 하는 거다. 국민의힘도 후세들을 위해서 특별법에 참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가족 박영수 씨(고 이남훈 씨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현 정권이 국민의힘 쪽이지 않습니까. 특조위에서 조사를 실시해 올라가다 보면 책임질 사람 중에 여당 측 인사도 있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윗선까지 가게 되는 거를 막으려 한다는 생각밖에 들 수가 없어요. 자기네 정당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지 국민을 위해서 생각하는 거는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나라에 참사가 또 없겠습니까. 특별법으로 제대로 진상 조사하면 안전 대책도 세워질 것이고, 그러면 또 억울한 사람이 없을 거 아닙니까. 국민의힘에서도 조금은 특별법 제정하는 데 동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죠.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박영수 씨 (고 이남훈 씨 어머니)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진영 씨(고 송채림 씨 아버지)는 "지난 7일까지 1인 시위를 했지만 국민의힘은 응답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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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