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현아 당무감사' 부실조사 논란

2023년 06월 28일 16시 00분

● 최초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 "고발인 조사 없이 어떻게 공정한 감사를 말하나" 
● 신의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 신속 조사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결론 미뤄
● 불법 정치자금 관련자들 말 맞춘 정황...경찰, "연루된 시·도의원 너무 많다"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김현아 전 의원이 기초의원 공천을 미끼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추적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을 맡아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 앞서 뉴스타파는 고양시 의원들이 김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넬 당시 녹음된 음성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김현아 ‘돈봉투 의혹’ 추가 녹음파일...“3명 200씩? 잘 쓰겠습니다”
김 전 의원은 당협 운영 회비라는 명목으로 전현직 시의원 등으로부터 4천만 원 이상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김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긴 것이다.  
반면 이 사건을 당무감사하는 국민의힘은 두 달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감사가 시작될 때만 해도 신속한 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단 이유로 차일피일 결론을 미루고 있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경찰에 최초로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를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 김성호 대표, "더러운 커넥션이 정의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해 4월, 경기도 고양시 시민단체 'P-플랫폼'은 김현아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사건을 경찰로 보냈고 수사가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자체 당무감사에 나섰다. 김성호 P-플랫폼 대표는 당무감사가 시작된 직후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에게 등기우편을 보냈다. "최초 고발인인 자신을 꼭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김현아 전 의원의 해명은 사실이 아니기에 자신이 직접 설명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P-플랫폼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단체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김 대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최초 고발인을 당무감사에서 배제한 것인데,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성호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에 내용증명을 다시 보내 부실 감사에 대한 기록을 남기겠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김 대표가 지난 5월 국민의힘에 보낸 내용증명. 
지난 5월 시민단체 P-플랫폼 김성호 대표가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에게 보낸 내용증명. 

경찰, '회비 명목' 돈봉투 상납한 국민의힘 시·도의원 수사 중

지난 4월 뉴스타파가 공개한, 지난해 1월 녹음된 김현아 전 의원의 음성파일에는 여러 명의 국민의힘 고양시의원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운영회비' 명목으로 김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넸다. 경찰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7명에 달하는 전현직 시·도의원들을 수사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문제의 음성파일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인 국민의힘 김완규 현 경기도의원(전 고양시의원)에게 연락해 경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김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불법 정치자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음성파일에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선거사무실 개소를 위해 시의원들 세 명이 돈을 모은 거다. 운영위원 회비와 별도로 돈을 드린 거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준 것이다. 여기(음성파일)에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김현아 의원님한테 손으로 건너가지는 않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김영선 전 시의원 손으로 넘어간 거를 내가 눈으로 봤다. (돈이) 오고갔던 부분들 확인하려면 전화를 해라, 다른 의원님들도 계시니까.

김완규 경기도의원(전 고양시의원) 전화통화 내용
뉴스타파 4월 27일 보도 화면 갈무리. 지난해 1월 김현아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상납한 현장에서 녹음된 음성파일에는 3명의 현직 고양시의원이 등장한다. 당시 A 시의원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김완규 현 경기도의원이다. 

당무감사 지연되면서 '말 맞추기' 정황도 포착..."김현아 아닌 다른 사람이 받았다" 

김완규 경기도의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자신이 돈봉투를 건넨 건 사실이지만 돈을 받은 사람은 김현아 당협위원장은 아니라 김영선 전 경기도의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녹음파일 내용과 배치된다. 사건 관계자들이 말을 맞춘 게 아닌지 의심된다.  
김완규 의원이 돈봉투를 건넸다는 김영선 전 고양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현아, 김완규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돈봉투를 본 적도 없고 내게 덮어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김현아 당협위원장의 요청으로 지난 대선 당시 고양시(정) 선거사무소장을 맡았었다.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연루된 시·도의원이 너무 많아서 수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
디자인정동우
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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