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국회 특경비] ②누가 썼는지 감춰...완벽한 '깜깜이' 예산

2018년 12월 19일 15시 40분

뉴스타파가 확인한  국회 특정업무경비는 ‘깜깜이’ 예산이었다. 일부 지출의 경우 예산의 집행 주체를 아예 국회사무처의 한 부서로 해놓는 등 실제 돈을 받은 실수령자가 누구인지.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는 감춰져 있었다.

국회 특정업무경비 예산 중 9억 원 가량은 실수령자 비공개

또 집행목적 문구만 봐서는 도대체 누가 어디에 지출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돈도 많았다. ‘국회운영조정지원’과 ‘국회운영지원대책비’, ‘국회운영협의활동비’, ‘국회운영지원’ 등의 명목으로 2억 원이 넘는 세금이 집행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중 하나인 운영위원회는 통상 정부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각당 원내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회 운영을 총괄하고 대통령 비서실을 피감 소관부서로 두기 때문에 실세 상임위로 꼽힌다.

국회운영위, 특경비 다른 상임위보다 5배 정도 많이 받아

그래서인지 실제 다른 상임위보다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더 많이 받았다. 평균보다 5배 정도 많은 연 3억 6000만 원이었다. 다른 상임위와 달리 국회운영조정지원 8천만 원, 국회운영지원대책비와 국회운영협의활동비 1억 3천만 원, 국회운영지원 9천만원 원 등 총 3억 원 가량을 별도로 받았다.

하지만 이 예산 수령자와 집행 주체는 그냥 운영위원회로만 돼 있었다. 모두 현급 집행됐고 당연히 영수증도 없었다. 집행 목적만 봐서는 도대체 누가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뉴스타파는 당시 2016년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을 비롯해 각당 간사들을 찾아 이 예산의 사용처를 물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국회사무처도 역시 이 돈의 사용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운영지원과 집행주체 특경비 중 7억 원 실수령자 안 밝혀

국회사무처의 한 부서가 특정업무경비 예산 집행주체로 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인데. 특경비 가운데 절반인 13억 5100만 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온다. 이 중 사용처를 확인 할 수 있는 돈은 상임위 전문위원들에게 준 월정액과 국회의원들에게 매월 균등 인센티브 명목으로  나간 금액을 합해 6억 5900만 원이다.

나머지 7억 원은 누가 썼을까?  모두 현금으로 집행됐다. 항목은 이렇다. 국회 특수업무 활동비  524,850,500원, 안건검토 활동비 76,000,000원, 의정활동수행 경비 60,000,000원 등이다. 이 예산을 국회 사무처 운영지원과가 자체적으로 쓰지 않은 것은 확실해보인다. 운영지원과 직원이 현금을 받아 누군가에게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 누가 받는 걸까?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 경리담당 직원은 이 돈이 특정인 한두 명에게 지급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특정한 업무 등 국회 활동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 답변을 거부했다.

유인태 사무총장 “모두 공개하고 개선하겠다”

뉴스타파는 국회 사무업무를 총괄하는 유인태 사무총장을 만났다. 유인태 총장은 지금까지 국회 특정업무경비를 영수증 처리 없이 관행처럼 사용한 점을 인정했다. 유인태 총장은 특정업무경비의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처음으로 엉터리 쓰임새가 공개된 국회 특정업무경비 역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이다. 그러나 누가, 얼마를,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알 수 없게 철저히 비밀리에 집행됐다. 국회 특정업무경비 예산 제도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  20대 국회의원 예산사용 내역 자료 공개 특별 페이지(링크)
※  20대 국회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 최초공개

취재 : 김새봄, 강현석, 문준영, 강현석, 박중석
데이터 : 최윤원
데이터 시각화 : 임송이
촬영 : 최형석, 김남범, 오준식, 신영철, 정형민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자료조사 신재용, 신동욱, 전현주
공동기획 :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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