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마약방] ③ 돈세탁하는 마약상들...범죄에 눈 감은 텔레그램

2020년 10월 16일 10시 53분

뉴스타파는 최근 ‘텔레그램 마약방’에서 ‘마약왕’으로 불려왔던 마약판매상 ‘전세계’ 박왕열에 대해 추적했다. 경찰 수사와 뉴스타파의 추적이 시작된 후 박왕열은 자취를 감췄지만, ‘텔레그램 마약방’에서는 여전히 마약이 거래되고 있다. 
개인의 신상을 유포하고 불법 촬영물로 의심되는 음란물을 퍼뜨리거나 마약 수사 경찰의 명함과 사진을 올려 수사 과정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 마약 구매자들의 눈을 끌기 위해 여성이나 고인이 된 정치인의 사진을 합성해 올리는 비도덕적 행위까지 자행되고 있다. ‘텔레그램 마약방’에서 암약하는 마약상들은 “수사기관은 날 잡을 수 없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뉴스타파는 ‘텔레그램 마약상’들이 대체 어떤 수법을 통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하고 있는지 취재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범죄에 눈을 감고 있는 텔레그램의 무책임도 확인했다. 
▲텔레그램 마약방에 올라온 마약 수사 경찰의 명함과 신상.

마약상들, 텔레그램 부계정 만들어 눈속임

텔레그램 마약상들은 이미 경찰이 마약방 안에 잠복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텔레그램 마약방’에 숨어든 경찰을 속칭 ‘곰’이라고 부르며 조롱한다. 그렇다면, 마약상들은 어떻게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 있는 것일까.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여러 개의 ‘텔레그램 부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텔레그램 마약방에서 오가는 ‘부계정’ 관련 대화. 
텔레그램과 같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휴대전화 번호 1개당 1개의 계정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유심(USIM)칩’을 새로 사거나 ‘일회용 휴대전화 번호’를 받을 수 있는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1명이 여러 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보유할 수 있다. 국가 위치도 미국, 캐나다, 영국, 브라질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 대부분의 ‘일회용 전화번호’ 앱 다운로드가 차단된 상태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망의 약자로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한다)을 이용해 다운로드가 가능했다. 또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는 APK 파일(안드로이드 패키지 파일)을 찾아낼 수 있었다.
▲ 텔레그램에 올라온 마약 홍보 사진. 두 사진을 올린 마약상들은 텔레그램에서 서로 다른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별개의 인물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진의 배경은 동일하다.
텔레그램에서 마약을 파는 판매상들 중 상당수는 5~6개에 달하는 텔레그램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마약방에 잠입해 있는 수사기관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다. 한 텔레그램 마약방 자경단원(마약판매상의 신상을 파악해 경찰에 제보하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마약방을 모니터링해 보니 전혀 다른 마약판매상들이 같은 내용의 마약 홍보글이나 사진을 올리고 있었다. 심지어는 같은 사람인데도 서로 다른 사람인 것처럼 말하거나 말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약 거래에 암호화폐 세탁 ‘코인 믹싱’ 활용

텔레그램 마약상들은 마약대금을 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로 받고 있다. 암호화폐의 보안성과 익명성을 이용해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약상들의 거래수법만큼이나 수사기법도 날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는 암호화폐의 계좌번호에 해당하는 ‘지갑 주소’를 추적해 마약판매상들을 추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암호화폐 거래만으로는 수사기관의 눈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마약판매상들은 슬슬 ‘코인 믹싱’, 쉽게 말해 ‘암호화폐 세탁’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구조는 일반적인 돈세탁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마약판매상은 일회용 지갑인 A주소를 발급받은 뒤, 이를 마약구매자에게 넘기며 “마약 대금 1비트코인(약 120만 원 상당)을 입금하라”고 요구한다. 구매자는 1비트코인을 구입해 해당 주소에 입금한다. 
‘코인 믹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A주소에 들어온 1비트코인은 여러 개로 쪼개져 B, C, D, E, F 주소의 다른 지갑들로 이동한다. 이후 비트코인은 다시 쪼개져 G, H, I, J, K, L,…Z 지갑에 입금된다. 이러한 분할과 입금 작업이 수차례 반복된다. 그리고 수십, 수백 개의 지갑으로 분산돼 있던 코인들은 마지막에 마약판매자의 인출용 지갑들로 모여 들어가 현금화된다. 아래 그림은 이런 식의 ‘코인 믹싱’을 구조도로 만든 것이다.  
▲ 마약거래에서 이뤄지는 코인 믹싱의 흐름도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마약판매상이 세탁용으로 쓴 암호화폐 지갑들을 여러 마약상이 혼자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래의 흐름도에 나오는 것처럼 B에서 Z까지의 세탁용 지갑에는 A지갑에서 쪼개져 들어온 코인만 있는 게 아니다. A-1이나 A-2, A-3 등 다른 사람의 지갑에서 믹싱돼 건너온 코인들도 공동 관리된다. 이런 점 때문에 마약판매자가 최종적으로 받는 비트코인에는 A주소 말고도   A-1나 A-2, A-3에서 출발한 코인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코인이 뒤죽박죽 섞여 버리는 것이다.
▲ 마약판매상들은 타인의 암호화폐와 수차례 섞으면서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암호화폐에는 일반 지폐의 일련번호와 같은 고유번호가 포함돼 있다. 코인의 행방을 쫓기 위해선 이 고유번호를 추적하면 된다. 하지만 마약판매자 수중에 들어온 코인의 고유번호는 이미 믹싱에 의해 달라져 있는 상황이다. 수상하다고 여겨지는 암호화폐가 실제로 마약 대금에 사용된 것인지, 그렇다면 입금 출처는 누구인지, 최종 출금자가 진짜 마약판매상인지 알기 어려운 이유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코리아’의 박근모 기자는 코인 믹싱이 범죄에 이용되기 매우 쉽다고 설명했다. 박 기자는 “코인 믹싱 업체들에선 믹싱의 대가로 수수료를 챙긴다. 믹싱을 수백 번 혹은 수천 번 해주고 전체 금액의 몇 %를 받는 식이다. 수십만 번도 가능하다. 믹싱 업체들에선 고객이 누구인지 따지지 않는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믹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텔레그램 마약방에서는 ‘코인 믹싱’에 대한 정보가 수도 없이 오가고 있다. 마약판매상들도 마약을 구매할 때 ‘믹싱을 이용하니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코인 믹싱으로 유명한 사이트나 대행업체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 텔레그램 마약방에서는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암호화폐를 세탁하는 방법과 정보가 계속 공유되고 있다.
▲ 텔레그램 마약방에 올라온 ‘코인 믹싱’ 업체와 암호화폐 결제 대행업체 리스트.
취재진은 ‘코인 믹싱’이 실제로도 마약 거래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마약상을 접촉해 마약을 구매하는 척 시도해봤다. 그 결과, 취재진이 접촉한 마약상 4명 전부가 ‘코인 믹싱’을 통한 암호화폐 거래만 취급한다고 밝혔다.
▲ 취재진이 마약 구매를 시도하며 접촉한 마약판매상과 나눈 대화 내용. 마약판매상은 “마약 대금은 항상 일회용 암호화폐 지갑을 통해 ‘코인 믹싱’을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사이버 보안업체인 ‘웁살라 시큐리티’의 패트릭 김 대표는 “코인 믹싱은 애초에 고도의 프라이버시를 요구하는 거래에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킹의 위협으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런 기술을 마약상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마약상 무조건 잡힌다”

이렇게 ‘텔레그램 마약상’들이 여러 부계정을 만들고 ‘코인 믹싱’을 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하고 있지만 취재진이 접촉한 전문가들은 ‘검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정이 어려울 뿐, 하나의 코인 지갑에서 또 다른 코인 지갑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따라 돈의 흐름을 쫓다 보면 결국 꼬리가 잡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미 믹싱 추적 기술도 등장해 수사에 쓰이고 있다. IT전문 매체인 ‘디지털데일리’의 박현영 기자는 “해외뿐만 아니라 최근 수년 사이에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들도 믹싱 추적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업체들은 경찰 수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판매상들이 할 수 있는 믹싱 횟수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마약판매상의 검거가능성을 높인다. 패트릭 김 웁살라 시큐리티 대표는 “코인 믹싱에 들어가는 수수료는 상당히 비싸다. 전체 금액의 15%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마약의 수급 상황에 따라 수입이 부정기적인 마약상 입장에서는 믹싱을 수천, 수만 번 하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텔레그램 마약방에서는 “암호화폐 거래 대행업체와 믹싱에 드는 수수료가 비싸다”는 식의 불만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믹싱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어도 수수료가 저렴한 대행업체를 찾는 마약판매상들도 많은 것으로 보였다. 
▲텔레그램 마약방에는 코인 믹싱과 결제 대행 수수료가 높다는 마약판매상들의 불만 글이 자주 올라온다.
‘코인 믹싱’을 통해 범죄 자금을 세탁, 은닉하려 했지만 결국 수사기관에 덜미가 잡힌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 동영상을 유포했던 조주빈이다. 조주빈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모네로 등 암호화폐로 박사방 입장료를 받았고, 믹싱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경찰이 추적하기 어렵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텔레그램 n번방과 박사방 잠입수사를 통해 조주빈을 체포했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와 암호화폐 결제 대행업체를 압수수색해 범죄 단서를 확보했다. 일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협조도 얻어냈다. 
경찰은 거래소의 입출금 서버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으로 조주빈이 사용한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알아냈다. 조주빈의 범죄 수익 규모는 물론 조주빈에게 돈을 주고 성착취 동영상을 받아 간 박사방 유료회원 수만 명도 찾아낼 수 있었다.   
조주빈의 코인 믹싱 수법을 취재했던 박근모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는 “경찰은 조주빈의 범죄 수익이 어떤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통해 이동했는지 알아낸 다음, 거래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일일이 확인해 연결된 사람들을 찾아냈다. 조주빈 검거는 범죄자들이 암호화폐와 코인 믹싱의 익명성 뒤에 숨더라도 결국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텔레그램에서 여성 성착취물을 유통했던 조주빈과 ‘박사방’ 유료회원들은 텔레그램의 익명성과 ‘코인 믹싱’ 기술을 믿었지만 결국 검거됐다.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곧 ‘제도권 편입’...해외는 사각지대

다만 ‘코인 믹싱’ 기술을 활용하는 범죄자를 발 빠르게 검거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암호화폐 거래소, 암호화폐 거래 대행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조와 감독망 구축이다. 다행히 지난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이 국회를 통과, 암호화폐 거래소가 금융 규제 대상이 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이 법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돈세탁의 경우 은행의 협조를 통해 의뢰자와 실행자를 찾아낼 수 있는 것처럼 코인 믹싱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고객의 지갑 로그 기록을 항상 갖고 있다. 믹싱된 암호화폐가 어디로 흘러 들어갔는지 알기 위해선 이 기록들을 일일이 대조해야 한다. 거래소들에 대한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다.”
- 패트릭 김 웁살라 시큐리티(블록체인 사이버 보안업체) 대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앞으로 자금세탁, 테러자금 조달, 불법재산 거래 방지를 위해 의무를 다해야 하고, 수상한 거래가 포착될 때는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 금융정보분석원이 단순히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감독·검사할 수 있게 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금융위원회 소속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금융거래를 수집·분석해 불법거래, 자금세탁행위를 적발, 검찰·경찰·국세청·관세청 등에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FIU 업무 범위에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고 있는 ‘마약 거래 수익·재산’도 포함된다.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된 후에는 수사기관이 지금보다 수월하게  텔레그램 마약판매상들을 추적, 검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의 시행으로 금융당국도 마약 거래 암호화폐 대금에 대해 추적할 수 있고 수사기관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마약 유통에 이용된 자금의 흐름을 지금보다 훨씬 빨리 포착하고 뒤쫓을 수 있게 될 것이고, 마약 구매자·판매자의 검거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 패트릭 김 웁살라 시큐리티(블록체인 사이버 보안업체) 대표
이렇게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규제와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해외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내 경찰 등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거래 정보를 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협조 공문을 보내는 것 정도다. 해당 거래소가 협조를 거부한다면 해당 거래소가 있는 국가의 정부를 상대로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마약 사건을 수사하면서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돈이 오고 나간 것 같다는 의심이 들면, 인터폴 등을 통해 거래소에 협조 공문을 보낸다. 거래소에서 협조를 거부할 경우 예를 들어 1주일 안에 끝날 수사가 몇 배로 길어질 수 있어서 계속 설득하기도 한다.”
-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계 관계자
해외 거래소 중에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곳도 많다. 이런 점을 이용해 일부 텔레그램 마약상들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만을 취급하며 마약 대금을 받고 있다.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기자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대부분 특정금융정보법에 대비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적인 추세도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금세탁에 이용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자는 쪽이다. 그러나 아직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국가도 있어 범죄자들의 주 이용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협조 요청에 ‘무응답’...범죄 방조하는 텔레그램

마약판매상을 포함한 범죄자들을 신속히 수사하려면 텔레그램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텔레그램이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 정보 때문이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현재 국내외 수사기관과의 협조를 아예 거부하고 있다. 텔레그램의 보안성과 익명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다. 심지어 텔레그램은 보안을 이유로 본사와 서버의 위치를 수시로 옮겨 정확한 소재지도 찾기 어렵다.
▲ 텔레그램 마약판매상들은 공공연히 텔레그램의 익명성과 수사 비협조를 칭찬하고 있다.
국내 수사기관에서는 이미 텔레그램 n번방 사태 등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에 대해 여러 차례 텔레그램 측에 협조 요청을 한 바 있다. 소용없었다. 
“텔레그램은 문의 창구가 정확히 어딘지도 불명확하다. 그런데도 공개돼 있는 이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 범죄 피의자의 가입자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 여러 번 물어봤다. 한 번도 답변이 온 적은 없다.”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관계자
 ▲ 해외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한 마약 거래가 중요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뉴스타파는 온라인에 공개된 텔레그램의 공식 이메일 주소로 취재 요청 이메일을 보내 왜 수사기관에 협조하지 않는지, 텔레그램에서 마약이 숱하게 거래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있는지 등을 물었다. 텔레그램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텔레그램의 ‘범죄 묵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텔레그램 보안체제를 해제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상 텔레그램은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압수수색이 들어와도 아무런 정보를 못 가져가도록 기록이 안 남게 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텔레그램에 침투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다. 난공불락이라던 애플 아이폰의 보안체제도 결국에는 뚫리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도 덧붙였다.
“텔레그램에서 자꾸 마약 거래나 성 착취물 유포 등 범죄가 계속된다면, 언론이 이런 사실을 계속 알려서 점점 국민들이 텔레그램을 안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텔레그램이 범죄를 묵인하고 있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그렇게 압박을 해야 텔레그램 쪽에서도 한국을 의식하게 될 것이다.”
-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제작진
취재홍주환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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