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정치자금 분석: 선거 앞두고 ‘품앗이 후원' 급증

2023년 06월 22일 14시 05분

뉴스타파는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와 함께 국회의원들이 선관위에 신고한 2022년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지난해 전체 국회의원들이 모금한 후원금 총액은 585억 7,900여 만 원, 지출액은 437억 5,029만 원이다.
2022년에는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대표 선거, 최고위원 선거가 있었다. 이 때문인지 국회의원들이 후원자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다시 동료 정치인에게 후원하는 이른바 ‘품앗이’ 후원 지출이 많았다. ‘품앗이’ 후원 현상은  국민의힘보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품앗이 후원’ 178명, 11억 8,800여 만 원 동료 정치인에게 다시 보내 

전체 의원의 58%인 178명의 국회의원이 본인이 받은 후원금을 같은 당 소속의 동료 정치인들에게 다시 후원했다. 후원 금액은 모두 11억 8,800여 만 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조응천, 이소영 의원 등 의원 3명은 한해 후원할 수 있는 최대인 2,000만 원을 꽉 채워 동료 정치인들에게 후원했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구갑 의원 2022년 정치자금 지출 중 후원내역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구갑 의원의 2022년 후원금 모금액은 2억 9,300여 만 원이다. 이 중 2천만 원을 같은 당 동료 정치인 후원에 지출했다. 
지난해 2월, 이재명 대통령  예비 후보자 후원회에 1,000만 원 후원을 시작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광역시 시장후보에 출마한 박남춘 후보에게 300만 원, 연수구 구청장 고남석 후보에게 100만 원, 인천광역시 시의원에 출마한 김정태, 유세움 후보에게 각각 200만 원, 연수구 구의원에 출마한 최대성 후보에게 200만 원을 후원했다.
지난해 8월, 박찬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하자, 이번엔 강민정, 강준현, 남인순, 이수진(비례대표) 등 같은 당 의원 4명이 100만 원씩 박 의원을 후원했다.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갑 의원  2022년 정치자금 지출 중 후원내역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갑 의원의 2022년 후원금 모금액은 1억 4,900여 만 원이다. 이 중 13%가 넘는 2,000만 원을 동료 정치인 후원에 썼다. 
자신의 지역구인 남양주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신민철 후보에게 500만 원, 남양주 시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최성임, 김미리 후보에게 각각 100만 원, 남양주 지역 구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영환, 박윤옥, 박은경 후보에 각각 100만 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강훈식 의원과  최고위원에 출마한 송갑석 의원에게 각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왕시과천시 의원  2022년 정치자금 지출 중 후원내역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왕시·과천시 의원이 2022년 모금한 후원금은 2억 800여 만 원이다. 이 중 동료 정치인 후원에 2,000만 원을 지출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의왕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상돈 후보에게 150만 원, 과천시장에 출마한 김종천 후보에게 150만 원, 경기도 광역의원 과천시 선거구에 출마한 임지웅 후보에게 200만 원, 과천시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박주리 후보에게 200만 원, 유미선, 제갈임주, 이주연 후보에게 각각 100만 원, 의왕시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한 한채훈 후보에게 200만 원, 서창수 후보에게 100만 원을 후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강훈식 의원에게 300만 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권지웅, 박영훈, 송갑석 의원에게 100만 원, 서초갑 국회의원에 출마한 이정근 후보에게 100만 원을 후원했다.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국민의힘 비례대표) 2022년 정치자금 지출 중 후원내역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22년 모금한 후원금은 2,180여 만 원이다. 이영 장관은 받은 후원금의 대부분인 1,900만 원을 동료 정치인을 위한 후원금으로 지출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서울 서초구갑에 출마한 조은희 후보와 종로구에 출마한  최재형 후보에게 각 100만 원을 후원했다.
또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박완수 경상남도지사 후보,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이정현 전남도지사 후보, 김태흠 충청남도지사 후보,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 박강수 마포구청장 후보 등 10명에게 각 100만 원을 후원했다.
허은아, 김미애, 강대식, 박수영, 양금희, 윤주경, 이은주 등 같은 당 동료 국회의원 7명에게도 100만 원씩 후원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85명이 2억 6,950만 원 후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85명 2억 6,950만 원 후원
국회의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을 당시, 모두 85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후원금 2억 6,950만 원을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후원 의원 명단
1000만 원
  • 박찬대
500만 원
  • 강준현, 김경협, 김남국, 김민기, 김민석, 김병기, 김상희, 김승남, 김태년, 남인순, 문정복, 민형배, 박광온, 박재호, 윤재갑, 윤호중, 윤후덕, 이수진(비), 이용빈, 이원욱, 이원택, 이학영, 이해식, 전용기, 정성호, 진선미, 천준호, 홍성국, 홍정민
300만 원
  • 김교흥, 김병주, 김성주, 김승원, 김주영, 김회재, 맹성규, 박성준, 백혜련, 서영교, 소병훈, 송기헌, 신현영, 안호영, 윤영덕, 이상헌, 이수진(서), 이용선, 이형석, 임호선, 조오섭, 주철현, 최종윤, 한병도
200만 원
  • 김경만, 김민철, 김성환, 김수흥, 어기구, 유기홍, 윤준병, 임오경, 장경태, 정일영, 최혜영
150만 원
  • 유정주
100만 원
  • 강득구, 고영인, 고용진, 김영주, 김영호, 김용민, 민병덕, 박영순, 소병철, 송영길, 송옥주, 송재호, 양경숙, 양기대, 오영환, 이재정, 이정문, 정춘숙, 최인호
국회의원들로부터 두 번째로 많은 후원금을 받은 인물은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갑 후보로 나섰을 때 민주당 의원 50명으로부터  4,700만 원을 후원받았다. 
이정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서울 서초구갑 후보 후원 의원 명단
300만 원
  • 노웅래, 이성만
200만 원
  • 김영진, 백혜련, 서영교, 이용빈, 이원욱, 임종성
100만 원
  • 강민정, 강병원, 강선우, 기동민, 김민석, 김민철, 김상희, 김승남, 김원이, 김주영, 민병덕, 신동근, 신영대, 양경숙, 양이원영, 이소영, 이용우, 이정문, 전혜숙, 진선미
50만 원
  • 고민정, 권인숙, 김성환, 남인순, 박홍근, 유정주, 이수진(비), 임오경, 정태호, 최강욱, 홍기원, 황운하
30만 원
  • 김종민, 김진표, 소병철, 송옥주, 윤건영, 윤재갑, 진성준, 최종윤, 최혜영, 홍정민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 중구남구 후보로 나섰던 백수범 변호사는 민주당 의원 38명에게 3,100만 원을 후원받았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섰던 강훈식 의원은 같은 만주당 의원 11명으로부터 2,850만 원,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민주당 의원 12명에게 2,550만 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 민주당 의원 9명으로부터 2,100만 1천 원을 후원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장 많은 후원을 한 동료 정치인은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다.  그가 국민의힘 충청남도지사 후보로 나섰을 때,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2,450만 원을 후원했다. 
이렇게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으로 같은 당 소속 동료 정치인에게 다시 후원하는 ‘품앗이 후원’은 국민의힘보단 더불어민주당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품앗이 후원' 액수는 9억 5,220여 만 원으로 국민의힘 1억 9,870만 원보다 5배 가까이 많았다.
유권자로부터 받은 후원금으로 동료 의원을 다시 후원하는 ‘품앗이 후원’이 11억 원을 넘어섰고, 일부 의원은 연간 기부 한도 금액인 2,000만 원을 꽉 채워서 같은 당 정치인을 후원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국회의원들의 수입지출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정치자금법은 연간 300만 원, 대통령 후보자 후원회 등의 경우 500만 원 초과해 기부했을 때만, 후원 액수와 후원자 신분을 공개하는데, 국회의원들의 동료 정치인 후원의 경우 고액후원금 공개 기준 미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에) 당신 정당에 이런 동료들도 당선될 수 있는데, 좀 (후원금을) 써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면 가능한 얘기인 것 같아요 그거는… 그런데 개별적으로 (동료 정치인에게) 후원하는 구조는 되게 이상하게 보일 수 있죠. 그렇게 품앗이를 하는 것 자체가 관행처럼 되어 있다면 사실은 거기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당화를 할 수 있어야 되는 거죠. 국회의원 스스로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후원을 했습니다’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거고요. 

유성진 / 이화여대 교수 (참여연대 의정감시 센터 소장)
경향신문, 뉴스타파, 오마이뉴스는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전체 국회의원들의 2022년도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 원본과 변환 자료를 공개한다. 뉴스타파 데이터포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관위가 판독이 불가능한 PDF 파일로 공개한 1만 9,890쪽 분량의 자료를 엑셀 파일로 변환하고 검증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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