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 지원받은 대한민국 성우회

2018년 09월 03일 17시 04분

대한민국 성우회가 일본의 극우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년전부터 한일 군사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성우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겠다며 예비역 장군들이 만든 친목단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일본 사사가와 평화재단 2016년 백서를 보면 재단은 안전보장간화회라는 단체를 통해 대한민국 성우회 초청 비용과 일본-베트남간 영관급 장교 교류행사에 모두 2600만 엔, 한화 2억6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와있다.

실제로 성우회는 안전보장간화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2016년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와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뉴스타파는 사사가와 평화재단에 이메일을 보내 성우회 초청 비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제전략교류협회가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회계자료에서 성우회가 사사가와 평화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재단은 성우회 방문단 7명의 도쿄-오키나와간 편도 항공권 비용을 대납했다. 또 성우회 예비역 장군들을 도쿄 이찌가야 호텔로 불러 재단 이사장 명의의 공식 만찬을 제공했다.  바다위 호텔이라고 부르는 크루즈선에서 진행된 안전보장간화회 이사장 초청 만찬 비용 역시 재단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사사가와 평화재단은 일본의 A급 전범 용의자 출신 사사가와 료이치가 설립한 재단으로 일본의 전쟁범죄를 미화하는 역사왜곡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극우 단체다.

일본 방문 당시 전략교류협회장을 맡았던 방효복 성우회 사무총장도 사사가와 평화재단이 한일 교류 비용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방효복 사무총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하다못해 소주 한 잔 먹을 때도 일본 안전보장간화회 장군들이 사인하는 게 아니라 자금을 지원하는 사사가와 재단에서 한다”며 “간화회가 한일교류사업을 (명목상) 후원하는 것은 맞지만 재정을 쓰고, 결산하고, 회계하는 것은 사사가와 재단에 있는 사람이 따라 다니며 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우회는 정부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지난 2010년 국제전략교류협회라는 사단법인을 만들고 그 해부터 8년 연속 모두 3억13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정부 보조금은 주로 성우회 임원들의 해외 여행경비로 사용됐다.

김진영 전 성우회 회장은 지난 2016년 중국을 방문하면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그의 항공원 가격은 105만 원으로 44만 원인 이코노미석 항공권보다 2.5배 높았다. 정부 보조금 규정에는 해외 출장시 2등석 즉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성우회는 군복을 벗은지 20년이 넘은 전직 장군을 예우하기 위해 보조금 규정을 위반했다. 김진영 전 회장은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멤버로 12.12 군사반란에 적극 가담한 인물이다.

성우회는 또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과 조선족 여행 가이드에게 실제보다 많은 통역비를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보조금 약 240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오준식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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