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오판, 천금같은 구조 기회 날렸다

2014년 04월 30일 19시 44분

정부가 세월호 침몰지점의 정조 시간, 즉 물살이 약해지는 시간을 잘못 예측해 사고 초기 실종자 구조 기회를 놓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한 16일 해경과 해군은 오후 1시, 3시, 6시 세 차례 수중 구조대를 투입했다. 또 다음날인 17일 오전 0시30분에도 잠수사를 투입했다.

구조당국이 이 시간대를 선택한 것은 세월호가 침몰한 위치와 가장 가까운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의 조석표를 바탕으로 만조와 저조 때 유속이 현저히 약해지는 정조 현상이 이 시각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는 고조 때와 저조 때 가장 물살이 센 특이한 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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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립해양조사원이 분석한 사고 해역의 정조 시간은 16일 오후 3시3분, 8시58분, 17일 오전 4시2분, 오전 9시27분 등으로 구조당국의 예측한 정조 시간과는 전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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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잠수사를 투입한 시점이 국립해양조사원의 정조시간과 일치하는 것은 단 한 차례, 16일 오후 3시가 유일했다.

오히려 구조 당국이 잠수사를 투입한 시간대는 해양조사원이 최강류, 즉 조류가 가장 강할 것으로 예측한 시각과 엇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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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6시 잠수사가 선체 수중 수색에 나설 당시, 사고해역에는 초당 2.6m의 최강류가 흘렀다. 또 이날 오후 11시53분 북서 방향으로 초당 2m의 최강류가 흐르기 시작한 뒤 30여분이 지난 시점에 잠수사들이 대거 투입됐다. 조류가 최강류에서 정조로 바뀌는 시간이 3시간 간격인 것을 감안하면 당시에도 강한 조류가 흘렀을 가능성이 높다.

해양조사원의 조류 예측 정보와는 전혀 다르게 정조 시간대를 예측한 구조당국은 해양조사원이 정조 시간대라고 예측한 시간대에는 잠수사를 투입하지 않았다. 해양조사원 조류 정보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당일인 16일 오후 8시58분에 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정조가 됐으나 당시 대기 중이던 180여명의 잠수사들은 수중 수색 작업에 투입되지 않았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세월호 침몰 후 정조시간과 최강류 시간 등의 조류 정보를 해경과 중앙재난대책본부 등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정보는 해경의 수중 구조 작업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는 세월호 침몰 초기에 물살이 가장 약한 시간대를 골라 수중 구조대를 투입했으나 그래도 조류가 강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해양조사원의 조류 정보와 구조당국의 잠수사 투입 시점을 비교한 결과 해양조사원이 최강류로 예측한 시간대에 구조대가 투입됐고, 정조로 예측한 시간대에는 수중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구조당국의 이런 대응이 침몰 초기 생존자 구조 기회를 놓쳐버린 것은 아닌지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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