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 시민들의 침묵 행진

2014년 05월 04일 01시 23분

세월호 참사 18일 째인 5월 3일 서울 홍대입구역에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가만히 있으라’는 피켓과 국화꽃 한 송이를 손에 들었다. 대학생 용혜인 씨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린 “침묵 행진” 제안에 동참한 것이다.

침묵 행진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5월 3일 두 번째로 열렸다. 30일 열린 첫 번째 침묵 행진에는 1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지만, 5월 3일에는 이보다 세 배 가량 많은 300여 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이 손에 들고 있는 피켓의 문구 ‘가만히 있으라’는 단원고 학생들이 선실에서 대기하고 있으라는 세월호 안내 방송 만을 믿고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았던 비극적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10-1▲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은 대학생 용혜인 씨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제안해 시작됐다.

이날 행진은 홍대입구와 명동, 서울 광장 일대에서 계속 이어졌다. 장소를 옮길 때마다 길을 걷던 시민들이 행진에 동참하기도 했다.

용혜인 씨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우리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우리 사회에 대한 반성을 담은 침묵 행진을 제안했다.

하지만 첫 번째 침묵 행진이 열린 지난달 30일 용씨의 글은 삭제됐다. 청와대 측이 글에 개인정보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게시글을 삭제한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측이 문제 삼은 개인정보는 시민들에게 침묵 행진 참여를 제안하며 남긴 용씨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였다.10-2▲ 5월 3일 홍대입구, 명동,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침묵 행진에는 각각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용혜인씨는 5월 1일 다시 같은 내용의 글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렸고 5월 3일 두 번째 침묵 행진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동참했다.

명동에서는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의 고등학생들이 눈에 띄였다. 류호산(18) 학생은 “사고를 당한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나이여서 개인적으로는 그 친구들이 대신 죽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 아래서 언젠 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침묵 행진을 제안한 용혜진씨는 “청해진해운이 1년 동안 안전교육에는 50만 원, 접대비에 6천 만원, 광고비에 2억 원이 넘는 돈을 썼다”며 “돈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10-3▲ 침묵 행진에는 어린 아이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했다. 특히 10,20대가 눈에 띄었다.

관련뉴스